"중동은 기회의 땅"…이재용, 첫 출장지로 UAE 택한 이유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출장지로 UAE 택해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 방문…임직원 격려
UAE 대통령 주최 정재계 고위급 회동 참석할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이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수도 리야드에 있는 삼성물산 지하철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물산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중동을 찾았다. 건설 현장의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기회의 땅' 중동에서 보다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며 미래 사업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아울러 자세한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연례 개최하는 비공개 고위급 회동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 회동을 위해 첫 해외 출장지로 중동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주에 위치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이 중동 지역 사업장을 찾은 것은 2019년 추석 사우디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 방문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번에 방문한 UAE 바라카 원전은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이 포함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맡았다.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오랫동안 현지에 체류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들이 많다.이 회장은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해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의 바람과 각오 등을 경청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 1월 브라질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 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서는 그룹사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났다.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아울러 아부다비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도 방문해 제품 판매 상황과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 살폈다.

이 회장은 매년 명절 해외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2019년 추석에는 사우디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고, 2020년 설에는 브라질 삼성전자 마나우스·캄피나스 공장을 방문했다. 취임 전인 올해 9월 추석에는 멕시코에 위치한 삼성전자 케레타로 가전 공장,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UAE 출장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개최하는 연례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무함마드 대통령은 매년 연말 정재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비공개 사교모임을 개최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지난달 방한해 이 회장을 만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이 이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작년 12월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UAE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