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회장은, 아웃도어 1인자…서울대 재학 시절 산악반 경험이 '큰 자산'

다산경영상
성기학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회장은 50년 가까이 섬유·패션산업에 종사하면서 국내 아웃도어 열풍을 이끈 거목이다.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사범대부설고등학교,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대학 졸업 후 당시 대다수 동기들이 관직이나 금융계에 입문한 것과 달리 서울통상이란 수출기업에 취직했다가 영원무역을 창업했다.

성 회장은 1976년 국내 최초로 다운 의류 대량 생산에 나섰다. 1980년대엔 대규모 해외 투자도 실행에 옮겨 지금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영원무역 생산시설을 갖췄다. 영원무역은 현재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세계 유명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 40여 곳에 납품한다.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주력하던 영원무역은 1997년 노스페이스를 출시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때 영원무역은 자회사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를 통해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도입했다. 노스페이스는 출시 5년 만인 2003년 국내 매출 1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아웃도어 브랜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성 회장은 대학 시절 산악반으로 활동했던 등산 마니아다. 북한산부터 설악산,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산을 탔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해 친구들 사진을 도맡아 찍어줬다.

그 덕에 요즘도 친구들 사이에선 사진사로 통한다. 그가 아웃도어업계 일인자로 선 것도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며 산에 오르던 산악반 시절의 경험이 출발점이 된 셈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