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며 손주들에게 경제교육…누구보다 부지런한 등산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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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경영상“어렸을 때 공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많이 봤어요. 의도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아버지가 자주 데려가 시간을 보냈죠.”
셋째 딸·동창이 본 성기학
성기학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회장의 셋째 딸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41)은 7일 제31회 다산경영상 시상식 직후 기자와 만나 “아버지가 섬유·패션에 남긴 업적이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성 회장에게는 든든한 세 딸이 있다. 장녀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45), 둘째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및 그룹 부회장(44), 셋째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이 모두 회사에서 근무한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경영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성 회장은 해외 바이어와 만나는 자리나 공장에 이들을 자연스럽게 데리고 다녔다.
성 회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위너’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자녀들에게 끊임없이 가르쳤다. 성 부사장은 “남들보다 더 노력해 원가를 낮추는 법 등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방식에 대해 배웠다”며 “아버지에게 이런 교육을 받은 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요즘 성 회장은 손주들에게 상품의 밸류(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함께 다이소를 찾기도 한다. 상품의 내재 가치가 얼마인지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성 부사장은 “가격에 비해 해당 상품이 실제로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를 따지는 게 아버지의 쇼핑 스타일”이라며 웃었다.성 회장은 굴지의 기업을 일군 오너지만, 자녀들은 물론 친구들도 그를 편하게 대한다. 이날 30여 명의 서울대·서울사대부고 동창들이 성 회장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경제신문 본사를 찾았다.
성 회장은 대학 시절 산악반으로 활동했던 등산 마니아다. 서울대 동기인 신병호 씨(75)는 “다른 친구들이 산에 올라 술을 마시고 늦잠을 잘 때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텐트를 두드리며 친구들을 깨울 정도로 부지런했다”고 회상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