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만난 경제전문가들 "내년 성장률 1%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입력
수정
추경호 "복합위기 상황 내년에도 상당기간 지속경제전문가들이 경기 여건이 더 악화될 경우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서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에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내년 경제정책방향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주요 연구기관·학계·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의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내외 거시경제 여건, 금융·외환시장 상황 등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고 정책제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금융·외환시장과 민생·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내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의 이면에는 정부·재정 중심의 경제 운용에 따른 민간활력 저하, 국가·가계부채 증가 등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도 내재돼 있어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거시경제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 등 당면한 위기 극복과 우리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정책방향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 경제정책방향 마련 계획을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내년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간담회에는 장재철 KB국민은행 본부장,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 오석태 한국SG증권 본부장, 박석길 JP모건 본부장, 신인석 중앙대 교수,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백인석 자본연구원 거시금융실장, 이성희 전 JP모건 지점장이 참석했다.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회복세 둔화 등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올해 2분기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둔화하기 시작한 수출은 미국·유럽의 긴축 기조, 중국 경제 상황, 반도체 재고 조정 사이클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되고, 물가·금리 상승, 자산가격 조정 등이 향후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외여건이 더 악화하면 성장률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들은 경기둔화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제 전반의 위험요인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기 자금시장 안정, 부동산 가격 하락과 관련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사전 관리, 금융기관 건전성 유지 등 금융 안정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정부가 이러한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적의 거시정책 조합을 추진하고, 경기둔화 국면에서 현실화될 수 있는 하방 리스크에 대해 미시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반영해 이달 중하순께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