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환영합니다" 금의환향 벤투호…1000명 인파 몰려
입력
수정
12년 만의 16강 진출 이룬 벤투호 금의환향
12년 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태극전사들이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약 1000명에 달하는 환영 인파가 공항 입국장에서 선수들을 맞이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7일 오후 4시 4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약 1시간이 지난 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현지에서 곧장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김승규(알샤바브), '큰' 정우영(알사드),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제외한 선수들과 코치진은 이날 두 항공편으로 나눠 들어왔다. 선수단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많은 팬들의 환호와 관심을 받았다.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 등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안쪽으로 이동하는 길 양옆엔 이미 공항 직원 등 관계자들이 길게 줄을 지어 밖으로 나오는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입국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부터 순식간에 인파가 몰려 현장 통제가 이뤄졌다.팬들은 지나가는 선수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일부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사진 촬영에 응하거나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었다.
그 시각 입국장 밖에는 수많은 인파가 주위에 둘린 안전 라인 뒤로 빼곡히 모여 있었다. 현장에 나와 있던 공항 관계자는 "어림잡아 1000명은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취재진과 팬들, 공항 직원들이 1, 2층에서 입국장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선수들의 유니폼이나 이름이 적힌 종이, 사진 등을 챙겨온 이들도 있었다.종이에 조규성(전북)의 이름을 크게 적어 들고 있던 김모(20) 씨는 "오후 3시부터 선수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며 "K리그 팬이라 원래부터 조규성을 좋아했는데, 월드컵에서까지 활약하니 정말 자랑스럽고 기쁜 마음"이라며 흐뭇해했다.이내 선수들이 밖으로 나오자 큰 함성이 한동안 울려 퍼졌고, 팬들은 선수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잘생겼다" 등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조금이라도 선수단을 잘 보려는 팬들이 몸을 앞으로 뻗자 보안 요원들은 바쁘게 "밀지 마세요", "2층 난간에 기대지 마세요"라고 외쳤다.하지만 이들의 다급한 외침에도 인터뷰를 마친 조규성과 손흥민이 공항 밖으로 이동할 땐 라인이 한참 앞으로 밀렸다.
팬서비스를 소홀히 하지 않는 손흥민은 미소와 함께 손 인사를 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다 지나간 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벤투 감독의 말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은 "아이 러브 유, 벤투", "벤버지"('벤투+아버지'를 줄여 부르는 말)를 외치며 따뜻하게 배웅했다.
벤투호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오른 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처음이자 역대 세 번째다.비록 한국은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패했으나, 팬들은 조별리그부터 매 경기 투혼을 펼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