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 이후 호날두 역할은?…포르투갈 감독 "앞으로 정해야 한다"

스위스와 16강전 후반 교체 선수로 출전…팀은 6-1로 대승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과 스위스의 16강전은 승패나 경기 내용보다 포르투갈의 간판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벤치행이 가장 큰 뉴스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경기 시작에 앞서 노란색 조끼를 입고 대기하는 호날두를 찍기 위해 포르투갈 벤치 앞에 몰려든 사진 기자들의 수가 베스트 11로 나온 선수들을 찍으려는 기자들 수보다 훨씬 많았다.

호날두가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한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었다.

7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경기에서 6-1로 이긴 포르투갈은 11일 0시 모로코와 준준결승을 치른다.호날두는 이날 스위스와 경기에서 5-1로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후반 29분에 교체 선수로 투입됐고, 호날두 대신 선발로 나온 곤살루 하무스(21·벤피카)가 3골, 1도움 맹활약을 펼쳤다.
이에 따라 8강부터 호날두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16강전 후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해야 한다"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호날두는 조별리그 1∼3차전에 모두 선발로 나왔고, 가나와 1차전 때 페널티킥 득점을 올렸다.

올해 68세인 산투스 감독은 "나는 호날두를 19살 때부터 알았고,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내가 2014년 포르투갈 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호날두와는 개인적으로나 감독과 선수 관계로나 서로 오해를 한 적이 없다"며 "그는 우리 팀에 아주 중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산투스 감독은 이번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는 호날두를 비판했다.

3일 열린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 때 호날두가 후반 교체 아웃되는 과정에서 보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호날두는 조규성(전북)과 말싸움을 벌이는 등 벤치로 물러나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호날두는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몸담았던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도 후반 막판 교체 선수로 들어가라는 에릭 텐하흐 감독의 지시를 사실상 거부했고, 결국 불화설이 나돈 끝에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방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산투스 감독이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5-1로 승부가 결정된 후반 29분에 투입하자 '호날두 길들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호날두의 태도와 관련해 "이미 다 팀 내부적으로 끝난 이야기"라고 정리한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로 단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투스 감독은 이날 호날두의 선발 제외 배경에 대해 "호날두는 페널티 지역 안에서 존재감이 강하고, 안드레 실바는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한다"며 "반면 하무스는 역동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오늘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세 명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다만 매 경기 전략에 맞게 기용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이날 대회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한 하무스는 "호날두는 나와 팀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해주는 리더"라며 "내가 다음 경기에 또 선발로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