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호 한수원 사장 "한·미 원자력은 협력하는 것이 최선"

"웨스팅하우스 소송, 길게 끌면 중·러만 좋은 일"
사진=뉴스1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에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한·미 원자력은 서로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며 "너무 염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지난 6일 세종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원자력 협력은 자유에 대한 가치를 지키는 동맹이며 에너지를 같이 공급할 수 있는 체계는 같이 끌고 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향후 소송 일정과 관련해서는 "소송을 오래 끌면 결국 (한국, 미국) 둘 다 죽는 길"이라며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 시장을 다 먹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21일 미국 연방법원에 한국형 원자로(APR1400)의 수출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APR1400이 웨스팅하우스가 인수한 컨버스천엔지니어링(CE)의 '시스템8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므로 한수원, 한국전력 등에 의해 APR1400이 해외로 수출될 때 웨스팅하우스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한수원 측은 로열티 지급 없이 국내외에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실시권'이 기술사용 협정문에 명문화돼 있으므로 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지난달 25일 대한상사중재원(KCAB)에 중재를 신청했다. 한전은 대한상사중재원에 낸 중재 신청서에서 현재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에는 웨스팅하우스 기술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담았다.최근 한수원이 입찰 희망서를 제출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을 수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세상의 평가에 의해서 보면 우리가 상당히 우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체코도 기술적, 경제적 상황 등을 살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폴란드 원전 수주 때 미국과의 우방 관계가 크게 작용해 한국이 정부 수주를 하지 못한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황 사장은 "체코가 선택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관련 자료 등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황 사장은 지난 7일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와 관련해 "여러 상황 때문에 완공이 지연됐다"며 "완공이 지연되지 않았다면 전기 생산을 더 빨리할 수 있었을 것이고 우리가 좀 더 국가적 기여를 많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지만 신한울 1호기 가동이 기쁘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