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디자이너 베르붐은, 환경문제 매달리는 사회적 기업가

벨기에 출신인 1990년생 디자이너 셉 베르붐(사진)은 사회적 기업가다. 그는 환경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관계자를 만나고, 재료를 연구한다. 지역 예술가들과도 협업한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삼각주 중 하나인 브라질의 델타 두 파르나이바에서 3주 이상 머물며 ‘카르나우바 야자나무’를 연구했다. 극심한 가뭄에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이 나무는 주변의 흙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온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큰 비가 내릴 때 다른 식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베르붐은 이 나무의 잎을 햇볕에 말려 바구니, 테이블 장식품, 가방 등을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었다.필리핀의 가난한 항구도시 라푸라푸에선 오래된 재활용 기업가와 손잡고 선박 밧줄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낡은 밧줄을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지역의 직물 제조 커뮤니티에 제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해주는 일을 한 것.

페루 아마존의 고립 지역 우카얄리에선 이 지역 목재로 조각 작품을 만들고, 출판물을 제작해 세상에 알렸다. 벨기에에서 버려지는 갈대와 나무껍질 등을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커뮤니티 활동도 주도했다.

베르붐은 “역사를 지닌 오래된 재료는 때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만났을 때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거나 그 본연의 가치를 다시 알릴 수 있게 된다”며 “전통적인 기술과 현대적 접근 방식 사이에서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인간과 환경에 더 나은 것을 창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