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승부예측, K리그 중계까지…'축구에 진심'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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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온라인 4' 넥슨, 한국프로구연맹과 e스포츠 협력게임 회사인 넥슨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부 결과를 예측했다. 넥슨이 축구게임 ‘피파(FIFA) 온라인 4’를 서비스하기에 가능했다. 근거는 빅데이터였다. 이 게임의 감독 모드 누적 플레이 데이터 11만건을 토대로 한국의 승패를 점쳤다.
스포츠 중계권 확보해 K리그 경기 홈페이지 통해 중계도
8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처럼 ‘축구에 진심’인 게임회사로 통한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와도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협업)를 시도하면서 축구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다.넥슨은 올해 8월 게임사로는 이례적으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 K리그 경기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중계했다. 기존 중계와는 달랐다.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게임사답게 중계 도중 ‘피파 온라인 4’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게임 쿠폰도 제공했다. 홈팀 구단 관계자와 실시간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재미 요소를 추가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앞선 7월에는 손흥민이 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친선전을 치르는 팀K리그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넥슨은 축구팬 관심이 쏠린 이 경기에서 ‘피파 온라인 4’ 홍보를 톡톡히 했다.
팀K리그 유니폼 전면에 게임 쿠폰 코드로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새겨 생방송에 노출하는가 하면, 팀K리그 선수들이 득점할 때 ‘피파 온라인 4’ 특유의 세리머니 ‘빅맨’을 함께 선보이는 등 이색 장면을 연출했다. ‘빅맨’이란 골을 넣은 후 동료들이 한 곳에 모여 상하좌우로 동작을 맞춰 손을 흔들고 춤추는 동작으로, 게임상에서 상대 유저(이용자) 멘탈을 흔드는 세리머니로 통한다. 게임상의 세리머니가 실제로 연출돼 흥미롭게 즐겼다는 평이 쏟아졌다.빅맨 세리머니 이벤트는 9월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 울산 현대와 수원FC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시축을 하는 등 체험형 공간과 현장 참여형 ‘피파 온라인 4 이벤트’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 올 시즌 울산 경기장 최다 관중(1만5161명)을 모았다.특히 10월 열린 올해 K리그 시상식에선 넥슨 박정무 그룹장이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축구 시상식에 게임회사 관계자가 등장하자 의아해하던 눈길은 수상자가 ‘피파 온라인 4’ 유저 사이에서 ‘정무 형’으로 통하는 박 그룹장이라고 소개되자 박수와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넥슨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공식 유소년 축구 파트너로서 국내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상을 받았다. 박 그룹장은 넥슨이 이처럼 축구에 진심인 이유에 대해 “‘피파 온라인 4’를 통해 축구를 접하는 어린 구단주(이용자) 분들도 많다. 그렇기에 넥슨은 게임 회사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라고 강조했다.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e스포츠 공동 사업 추진 및 협력 관계를 맺고 ‘eK리그 챔피언십’을 출범했다. ‘피파 온라인 4’를 매개로 K리그 흥행에 힘을 보태자는 취지로 대전 하나 시티즌, 성남FC, 수원 삼성 블루윙즈 등 K리그 구단들이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K리그뿐 아니라 게임 리그 흥행으로도 이어졌다.‘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 결승전은 티켓이 매진돼 1600여명이 현장을 방문한 가운데 부산 벡스코에서 치러졌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채널의 결승전 생중계는 약 1만7000명이 시청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넥슨의 유소년 축구 지원 프로젝트 ‘그라운드엔(GROUND.N)’도 연초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넥슨은 올해부터 각 연령대에 맞는 지원책을 펼쳐 U11부터 U18까지 아우르는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7월에는 K리그 전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이 모두 참가하는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2015년 시작해 올해 8회째인 이 대회를 통해 여러 K리그 유망주들이 배출된 바 있다.박 그룹장은 “앞으로도 풀뿌리 축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GROUND.N’을 장기 프로젝트로 육성해 더 나은 유소년 축구 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한국 축구 저변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피파 온라인 4’는 계속 K리그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