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연동제 통과에 경제계 엇갈린 반응…"환영"vs"우려"(종합)

중소·벤처기업계 "국회·정부에 감사…정당한 대가 받길"
상의·전경련·무협은 "부작용 우려…지속적 검토·보완 필요"
국회가 8일 본회의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를 통과시킨 것을 두고 경제단체들이 각자 입장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법안 통과로 혜택을 보게 된 중소·벤처기업 단체들은 자신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 온 국회와 정부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국회가 14년 만에 여야 협치로 법제화에 합의한 것은 우리 경제의 위기 극복을 위해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통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이어 "법제화를 통해 이제는 중소기업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대기업과 협력해 시행 방안을 마련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처기업협회도 논평을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는 그간 대·중소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거래했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기업 경영 안정화와 근로자 임금,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등 공정한 시장경제 발전에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납품단가 연동제의 핵심인 수·위탁기업 약정서에 대한 납품 대금 연동 대상, 조정 요건, 지표 및 산식 등 본격 시행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시행령 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기반으로 대·중소기업 간 거래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간의 2·3차 하도급 거래에도 납품단가 연동제가 자율적으로 시행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경제단체들은 제품 가격 상승과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 법안이 세계적으로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시행되면 최종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피해,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공장 해외이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유 본부장은 "정부는 제도 시행 이전에 현행 하도급법과 충돌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시범사업에서 노출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연동제를 실시하는 기업에 대한 획기적 인센티브를 발굴하는 등 연동제 시행에 따른 산업계 우려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강석구 조사본부장은 "시범사업으로 부작용을 검증한 후 법제화해도 늦지 않은데 무리하게 입법을 강행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행법과 충돌 문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 혁신방안을 강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검토·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도 김병유 회원서비스본부장도 "납품단가 연동제는 한국에만 있는 법률 리스크로 인식돼 외국 기업의 투자계획 철회로 이어질 수 있고 시장을 왜곡시킬 우려도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거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도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상생협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