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거래소서 상폐된 위믹스, 코인마켓 거래소 '지닥'에 상장

지닥 "유통량 정상화 고려
투자자 보호 위한 결정" 강조
유통량 허위 공시 등으로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에서 퇴출된 위믹스가 이들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8일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지닥에 상장됐다. 4대 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된 지 2시간 반만의 일이다. 지닥은 투자자 보호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닥은 이날 오후 "위믹스를 비트코인, 이더리움 마켓에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지닥은 암호화폐 간 거래인 '코인마켓'만 운영하는 국내 거래소다. 국내에서 원화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원화마켓'은 은행 실명 거래 계좌를 확보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뿐이다. 위믹스 입금 및 거래는 이날 오후 5시30분 개시됐다. 출금은 오는 15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이번 상장에 따라 위믹스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지닥으로 위믹스를 전송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닥은 원화마켓이 없는 만큼 원화로 매매·출금은 불가능하다.

지닥 "상폐는 위믹스 책임이지만 투자자 보호 필요"

위믹스는 앞서 이날 오후 3시부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일제히 상장폐지됐다. 이들 거래소가 소속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유통량 허위 공시를 이유로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4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래 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7일 기각됐다. 법원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해 시장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의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닥사의 손을 들어줬다.

지닥은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위믹스 상장을 감행했다.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의 한승환 대표는 "상장폐지는 위믹스의 책임이며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이견이 없다"면서도 위믹스의 유통량이 정상화됐고, 투자자 보호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위믹스 상장을 결정했다고 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지닥 상장심의위원회는 상장폐지 이후 위메이드가 유통량을 정상화했고, 쟁글과 함께 유통량 기준을 통일했으며, 바이낸스 커스터디 서비스를 통해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개선 작업을 했다는 점을 고려해 상장을 결정했다. 한 대표는 이어 "54만 명이 넘는 위믹스 투자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거래 시장이 필요하다"며 "위믹스나 위메이드가 FTX나 루나처럼 하루 아침에 증발할 회사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실패와 재기의 기회가 허용되는 산업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검토됐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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