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업무개시명령 거부' 교사자 경찰 고발(종합)

다른 화물차주에 '복귀 시 응징' 문자메시지 보내
철강·석유화학 피해확산에 업무개시명령…철강재 출하 평시 52%
시멘트 출하는 평시 96%로 정상화…항만 물동량도 회복
국토교통부는 8일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차주에게 명령을 거부할 것을 요구한 화물연대 조합원 추정 인물 1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국토부는 A씨가 최근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다른 운수종사자에게 명령을 이행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운송 복귀 시 응징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이를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도록 교사 또는 방조하는 위법행위로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에 대해서는 타협 없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시멘트 화물차 기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바 있다.

국토부는 전날까지 업무개시명령서를 받은 시멘트 관련 운송사 30개와 차주 538명을 대상으로 업무 복귀 여부를 조사했다. 운송사 30개와 차주 495명이 운송을 재개했고, 차주 42명은 운송을 재개할 의향이 있지만, 코로나 또는 질병으로 즉시 재개가 어렵다고 소명했다.

정부는 이날 철강·석유화학 분야 피해가 확산함에 따라 시멘트에 이어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국토부·지자체·경찰로 구성된 86개 합동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했다.

현장 조사에서 운송거부자를 확인한 뒤 문자메시지와 우편 등을 통해 명령서를 보낼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철강재는 전날 평시 대비 52%만 출하되며 출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철강 적치율은 95%에 달해 이번주 중으로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감산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 물량은 평시 대비 25%, 내수 물량은 75% 수준의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누적된 출하 차질로 생산공장 가동이 중지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철강·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까지는 최소 15일이 소요되고, 최소 일평균 1천238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시멘트는 업무개시명령 효과가 나타나면서 사실상 정상화됐다.

전날 시멘트 출하량은 18만t으로 평년 동월(18만8천t) 대비 96% 수준을 회복했다.

레미콘 생산량은 전날 35만7천㎥로 평년 동월(50만3천㎥) 대비 71% 수준이다.

전날 기준 139개 건설사의 전국 1천626개 공사 현장 중 902곳에서 공사가 여전히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28개 현장은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 공급부족과 타설 일정 조정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현장들의 공사가 순차 재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기름이 동난 주유소는 전국 61곳으로, 전날보다 17곳이 감소했다.

주요 항만도 평시보다 많은 컨테이너가 반출입되며 원활한 물류 흐름을 보였다.

전국 12개 항만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8만5천994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보다 17% 많았다.

이날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가장 많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이뤄졌다.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높아 그간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중단됐던 광양항의 반출입량은 평시 97% 수준을 회복했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반출입량은 5만6천766TEU로 평시보다 24% 많았다. 이날 집단운송거부 관련 정부 추산 집회 참가 인원은 3천300명으로 출정식(9천600명) 대비 34%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