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퇴직 후 재채용' 안지킨 하나은행, 직원 상대 임금소송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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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서 같은 판결났으나'특별퇴직 후 계약직으로 재채용'이라는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나은행이 직원들과의 임금소송에서 다시 한번 패소했다.
하나은행 측 "61년 상반기 출생 직원들에게
'은행 상황에 따라 필요시 기회 부여' 설명했다" 항변
法 "일부 직원 대상으로 재채용 기회 다르게 안내,
취업규칙 변경이라고 볼 수 없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부장판사 정봉기)는 A씨 등 하나은행 퇴직자 31명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임금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2007년 하나은행 노사는 만 56세가 된 근로자가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임금피크제 개선안에 합의했다. 특별퇴직을 선택하면 임금피크기간 중 받게되는 총 급여의 80%를 퇴직금으로 일시 지급받고 퇴직할 수 있었다.
다만 2009년 하나은행은 특별퇴직 선택지에 '계약직 별정 직원 재채용'의 조건을 추가로 내걸었다. 이는 계약직으로 재채용돼 만58세까지 연봉 2400만원을 받고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1961년 상반기 출생인 원고들은 2017년 특별퇴직을 선택했지만, 결국 재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직원들은 재채용을 약속한 3년의 기간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재채용의 기회를 부여한다고 했을뿐, 재채용의 의무가 없다"며 맞섰다. 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임금피크제도 개선 '세부내용'에는 '재채용' '만58세까지 계약 갱신' 등의 확정적 표현을 사용해 특별퇴직 제도의 혜택임을 명시하고 있다"며 "임금피크제도 관련 Q&A에서도 결격사유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재채용을 허용한다고 기재돼 있다"며 하나은행에 재채용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에 직원들은 퇴직기간에 다른 일을 하면서 벌었던 금액의 일정부분 제외하고 각 900만원에서 4000만원 가량의 미지급 임금을 받게 됐다.
대법 판결에도..."61년생 직원 별도 안내했다" 항변
이미 대법원은 재채용 기회도 취업규칙이라는 판단을 내놓았다. 지난 9월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와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하나은행의 1959~1960년생 퇴직자 83명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이번 원고들은 같은 쟁점으로 다퉜으나, 나이가 달라 별도의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법정에서 1961년 상반기 출생인 이번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의 변경이 있음을 미리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측은 "2017년 상반기 중 만 56세가 도래하는 직원(1961년생 상반기 출생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에 대한 내용을 공지하면서 세부 내용으로 "은행 인력상황, 업무 수요 등을 고려해 필요시 계약직 채용 기회 부여"라고 기재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법원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이 공지했다는 사정만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