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퇴사의 시대에 기업이 맞설 7가지 'HR 방패'

거부할 수 없는(Irresistible)

20년 넘게 HR 연구·자문한 저자
안정적으로 크는 조직의 요건 설명
"개인 아닌 팀, 규칙 아닌 애정 필요"
퇴사의 시대다. 미국에선 수많은 직장인이 사표를 던지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를 거쳐, 열심히 일할 생각 없이 회사에 다니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말까지 유행한다. 이에 대항해 기업들의 ‘조용한 해고’도 잇따르고 있다.

가치관의 변화로 직장에서 세대 갈등마저 심해졌다. 서로 눈치 보면서 차라리 입을 닫고 지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리더십과 인적자원(HR) 관리가 기업들이 당면한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인적자원 전문가인 조시 버신은 지난 10월 <거부할 수 없는(Irresistible)>이란 책을 선보였다. 20년 넘게 리더십과 인적자원 관리 분야에서 연구와 자문을 해 온 저자는 거부할 수 없는 직원 중심 조직을 만들기 위한 ‘7가지 핵심 키워드’를 소개한다. 팬데믹 이후 급변하고 있는 기업 문화를 알려주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유명 경제 사상가인 애덤 그랜트는 “보다 인간적인 일터를 만들기 위한 로드맵”이란 추천사를 남겼다.
버신은 말한다. “오늘날 일의 세계는 모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경제는 성장하지만,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기업들은 직원 복지와 각종 혜택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직원들의 걱정과 스트레스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자동화가 곳곳에 적용되고 있지만, 우리는 너무 오래 일하고 있고 휴식 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 몇 초 만에 다른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지만, 고립감과 외로움은 커져만 갑니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도입한 후 직원들의 소속감과 연대의식은 갈수록 상실되고 있습니다.”

책은 경영 원칙과 비즈니스 역할의 새로운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거대한 퇴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 있는 인적관리 전략을 소개한다. 직원 중심의 거부할 수 없는 조직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7가지 요소는 △팀 △일 △코치 △문화 △성장 △목적 △직원 경험 등이다. 계층 구조가 아닌 민첩한 ‘팀 네트워크’를 통해 권한을 부여하고 업무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기업은 직원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직무(job)가 아니라 ‘일(work)’을 부여해야 한다. 명령하는 보스가 아니라 조언하는 ‘코치’가 좋은 리더의 모델이다.
규칙보다 애정이 지배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직원의 건강, 안전, 그리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성장’은 인력 전략의 필수 구성 요소다. 직급이나 직책과 관계없이 기술을 확장하고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목적’이 더 중요하다. 에너지와 열정, 창의성이 넘치는 조직을 원한다면 목적의식을 강조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직원 경험’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일상적인 업무에서 일을 더욱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인적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오늘날 이 책은 리더십에 관한 확실한 관점 전환을 요구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