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국에서 보낸 지난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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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네 뵈얼레 한독상공회의소 부대표 swoehrle@kgcci.com한국에서 지낸 7년은 하나의 여정이었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나는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문화, 언어, 음식 그 어떤 것도 말이다. 당시 우리 가족과 나는 최대 3년간만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여행 이상으로 한 나라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우리 가족과 나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여행을 시작했고, 내가 맡은 업무상으로도 상당한 여행이 필요했다.
첫 번째 여행은 한국인 친구가 기획했다. 우리는 등산도 해보고, 사찰에 가거나 유명하고 멋있는 다리를 방문하며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이때 우리는 독일과의 첫 번째 차이점을 경험했다. 한국에서 등산은 많이 걸어야 하는 일이지만,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어르신들이 민첩하고 힘차게 등산하는 것을 보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것도 내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숙박할 장소를 찾는 것 또한 모험이었다. 서울을 떠나 한국의 시골 지역에 방문하게 되면, 한국식의 작은 펜션 정도만 찾을 수 있다. 이는 방바닥에서 자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딱딱한 바닥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그럭저럭 버티긴 했으나, 나는 아쉽게도 여전히 온돌보다는 아늑한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지금까지 난 한국 전역을 여행했고, 그중 가장 좋았던 곳을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다. 모든 지역이 본연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산이든, 숲이든, 해변이든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무수히 많다.
돌이켜보면, 정말 후회되면서도 가끔은 곤란한 부분이 딱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로 내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이렇게나 오래 머물렀음에도 한국어가 아직 서투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한국인들은 간혹 실망하기도 한다. 택시기사에게 방향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대화는 하기 어렵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좋지 않은 변명일 것이다. 물론 어렵긴 하지만, 한국인도 분명 쉽지 않을 텐데도 어떻게든 영어와 다른 언어들을 배우고 있다. 게다가 나는 외국인을 마주쳤을 때(독일에는 외국인이 많다) 그들이 독일어로 제대로 의사소통하지 못하면 곧바로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는 나라에서 왔다. 무엇보다도 한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곳에서 지낸 수년 동안 한국은 전반적으로 많이 변화했다. 좋게 변한 것도 있고, 나쁘게 변한 것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멋진 나라가 여전히 세계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와 우리 가족은 언제나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느낌이 오래도록 변치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