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발언대] 젊은 창업가는 왜 '고령화'에 주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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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요양 시장의 '새바람'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
나이 들어 갊을 실감하는 인생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재가(在家)요양이다. 재가요양은 노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국가 지원으로 자기 집에 살며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인생 막바지 단계에선 자신을 건사할 수 없게 되는 때가 누구에게나 슬며시 찾아온다.
이 시기에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로 설계된 재가요양 서비스다. 이 서비스 이용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산정하는 등급에 따라 전체 비용의 최저 85%에서 최고 100%까지 국비로 지원받는다. 이런 특성의 재가요양 시장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해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실버 테크(노인들의 생활편의를 높이는 과학기술) 스타트업으로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온 이진열(33) 씨가 2019년 7월 세웠다. 이 대표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인 김선중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비롯한 창업 핵심 멤버가 모두 30대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사업 방향의 혁신성에 힘입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유력 투자사로부터 지금까지 총 123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 첫 창업 실패 후 눈에 들어온 메가트렌드 '고령화'
국내 노인 요양 시장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연간 11조원 규모인데, 약 60%(6조7천억원)를 재가요양이 차지했다.
요양 서비스 이용자 약 100만 명 중 다수인 85%가 요양원 같은 시설이 아닌 재가요양에 기대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가 '노인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점에 비춰보면 마지막 노년기를 제집에서 보낼 수 있는 재가요양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실버산업의 진화를 이끌겠다고 나선 이 대표는 자신을 '문돌이'라고 부른다.
학부 과정으로 문과 영역인 종교학, 심리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중학생 때부터 PDA(휴대정보단말기)를 사용할 만큼 '공돌이' 기질도 다분했다고 한다.
학부 졸업 때는 졸업생 대표 연설자로 나설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인 2012년 K-팝 스타들과 가상대화를 할 수 있는 팬덤 서비스 '마이돌'로 첫 창업에 도전했다.
이 앱은 1천400만 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 모델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이 패착 요인이 됐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적자에 허덕이던 마이돌을 헐값 처분한 뒤 재도전을 모색했다.
"(첫 사업 실패 후) 우리의 IT 서비스 개발 능력을 활용할 아이템을 찾던 중 정말로 의도치 않게 눈에 들어온 게 고령화라는 시장의 큰 트렌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양 시장을 집중해 본 것이죠." ◇ 고래 삼킨 새우…가맹점주가 본사 인수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재가요양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낸 이 대표는 재창업 준비 단계에서 국내 3위 재가요양 브랜드인 스마일시니어의 가맹사업자(관악지점장)로 방문요양센터를 열었다.
"어르신 상담, 요양보호사 구인, 행정절차 등 모든 일을 경험해 보니 재가요양 사업이 어렵지만 돈 벌면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
실제로 이때의 현장 경험은 이 대표가 재가요양 서비스의 혁신을 추진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됐다.
대부분 업무가 수기로 진행되는 행정 절차의 복잡함이나 오프라인 마케팅의 한계, 그리고 이로 인한 재가요양 서비스의 질 저하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풀어나간다는 큰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 대표는 마이돌을 운영하면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개발 외주를 맡은 경험을 살려 방문요양센터 행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간 축적한 마케팅 노하우를 토대로 재가요양센터에 적합한 온라인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업 시작 2년 만에 이 대표는 전국 방문요양센터 평균 매출과 비교해 10배 이상의 월간 매출을 올려 재가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렇게 재가요양 시장에서 급속도로 몸집을 키운 이 대표는 한국시니어연구소의 모태라 할 수 있는 13년 업력의 스마일시니어를 작년 7월 인수해 버렸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이 대표는 "가맹점주였던 사람이 본사를 접수한 격"이라며 이를 계기로 가맹사업 구조를 버리고 파트너 요양센터들을 상대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영리 추구하며 사회적 가치 만든다
한국시니어연구소가 보통의 실버 테크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
이 대표 설명에 따르면 실버테크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수요자와 요양보호사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나 자체 브랜드 방문요양센터를 직영 방식으로만 운영한다.
그 반면에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방문요양센터를 직영하기도 하지만 다른 센터 개인사업자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이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아울러 다른 재가요양 서비스 브랜드와 협업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내세운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재가요양 시장 참여자로 수익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걸 숨기지 않는다.
돈을 계속 벌어야 시장에서 영속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요양원 같은 시설이 아니라 본인이 살던 집이나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다 돌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재가요양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가처분소득이 많은 노인이 늘수록 본인이 부담하는 추가적인 요양서비스나 복지 용구를 사용하는 사례도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시장에서 영리를 추구하며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재가요양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시장 인프라를 깔아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기화돼 있다.
우선 스마일시니어 브랜드로 재가요양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한다.
100% 자회사인 스마일시니어 브랜드 요양센터를 통해 방문 요양·목욕 서비스 외에 데이케어(주간보호), 복지용구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 한 명 기준으로 발생하는 월 매출은 100만~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올 6월 기준으로 직영을 포함한 전국 59개 센터를 통해 월 13억5천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00% 넘게 성장한 수치다.
직영 및 파트너 요양센터에서 얻는 브랜드 가치와 운영 노하우, 업무처리 솔루션은 패키지 상품으로 만들어 요양센터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들에게 유료로 제공한다.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단으로는 요양보호사와 이들을 고용하는 요양센터를 이어주는 구인·구직 플랫폼 '요보사랑'을 작년 3월 론칭하기도 했다.
현재 요양보호사 약 2만4천 명이 쓰는 요보사랑은 요양보호사의 주류가 IT 환경에 덜 익숙한 50~60대 중장년층인 점이 고려돼 앱이 아닌 웹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유료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복잡한 재가요양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해 주는 '하이케어'는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자랑하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하이케어는 개인 센터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평가 기준을 철저하게 따르면서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수기 청구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올 4월 국내 1위 요양산업 종사자 커뮤니티인 '실무카페'도 인수했다.
회원 수 9만7천여 명, 월간 방문자 30만 명이 넘는 이 카페를 기반으로 다양한 요양산업 공급자를 모으고 연결하면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 디지털·아날로그 융합 '디지로그' 지향
재가요양 시장은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가 은퇴한 세대가 중심이어서 디지털 전환이 더디게 이뤄지는 영역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런 시장의 디지털화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유난히 아날로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를 의미하는 '디지로그'를 핵심 가치로 추구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재가요양 서비스에서 고객 경험의 본질이 '휴먼 터치'(사람 간 접촉)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노인 돌보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고, 기술은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명쾌한 논리다.
이 대표는 "현재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는 약 50만 명으로 요양보호사 한 분이 2명의 어르신을 돌봐야 할 정도로 케어(돌봄)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며 디지털 기술로 일선의 행정업무와 잡일을 줄여주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요양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실버 테크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의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연구한다는 비전을 내세우는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본사 기준 팀원이 50여 명이고, 30%가량이 IT 관련 개발 인력이다.
이 대표는 늙어가는 것은 결국 자기 집에서, 자기가 살던 동네에서 어떻게 하면 죽는 날까지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며 그 문제를 푸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회사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집에 머물며 요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토털 실버 케어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
중장기적으로 연 매출 10억원 규모의 파트너 센터 1천200곳을 전국망으로 묶어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한국시니어연구소를 100년 이상 가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류가 공평하게 겪는 문제가 고령화입니다.
이 시장의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가고 나중에는 저도 늙어서 우리 회사 서비스를 받는 것이 꿈입니다. "
/연합뉴스
나이 들어 갊을 실감하는 인생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재가(在家)요양이다. 재가요양은 노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국가 지원으로 자기 집에 살며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인생 막바지 단계에선 자신을 건사할 수 없게 되는 때가 누구에게나 슬며시 찾아온다.
이 시기에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로 설계된 재가요양 서비스다. 이 서비스 이용 대상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산정하는 등급에 따라 전체 비용의 최저 85%에서 최고 100%까지 국비로 지원받는다. 이런 특성의 재가요양 시장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해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실버 테크(노인들의 생활편의를 높이는 과학기술) 스타트업으로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온 이진열(33) 씨가 2019년 7월 세웠다. 이 대표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인 김선중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비롯한 창업 핵심 멤버가 모두 30대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사업 방향의 혁신성에 힘입어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유력 투자사로부터 지금까지 총 123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 첫 창업 실패 후 눈에 들어온 메가트렌드 '고령화'
국내 노인 요양 시장은 작년 12월 기준으로 연간 11조원 규모인데, 약 60%(6조7천억원)를 재가요양이 차지했다.
요양 서비스 이용자 약 100만 명 중 다수인 85%가 요양원 같은 시설이 아닌 재가요양에 기대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가 '노인 대국'으로 불리는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점에 비춰보면 마지막 노년기를 제집에서 보낼 수 있는 재가요양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실버산업의 진화를 이끌겠다고 나선 이 대표는 자신을 '문돌이'라고 부른다.
학부 과정으로 문과 영역인 종교학, 심리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중학생 때부터 PDA(휴대정보단말기)를 사용할 만큼 '공돌이' 기질도 다분했다고 한다.
학부 졸업 때는 졸업생 대표 연설자로 나설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인 2012년 K-팝 스타들과 가상대화를 할 수 있는 팬덤 서비스 '마이돌'로 첫 창업에 도전했다.
이 앱은 1천400만 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 모델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이 패착 요인이 됐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적자에 허덕이던 마이돌을 헐값 처분한 뒤 재도전을 모색했다.
"(첫 사업 실패 후) 우리의 IT 서비스 개발 능력을 활용할 아이템을 찾던 중 정말로 의도치 않게 눈에 들어온 게 고령화라는 시장의 큰 트렌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양 시장을 집중해 본 것이죠." ◇ 고래 삼킨 새우…가맹점주가 본사 인수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재가요양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낸 이 대표는 재창업 준비 단계에서 국내 3위 재가요양 브랜드인 스마일시니어의 가맹사업자(관악지점장)로 방문요양센터를 열었다.
"어르신 상담, 요양보호사 구인, 행정절차 등 모든 일을 경험해 보니 재가요양 사업이 어렵지만 돈 벌면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생각을 품게 됐습니다.
"
실제로 이때의 현장 경험은 이 대표가 재가요양 서비스의 혁신을 추진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됐다.
대부분 업무가 수기로 진행되는 행정 절차의 복잡함이나 오프라인 마케팅의 한계, 그리고 이로 인한 재가요양 서비스의 질 저하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풀어나간다는 큰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 대표는 마이돌을 운영하면서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개발 외주를 맡은 경험을 살려 방문요양센터 행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간 축적한 마케팅 노하우를 토대로 재가요양센터에 적합한 온라인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업 시작 2년 만에 이 대표는 전국 방문요양센터 평균 매출과 비교해 10배 이상의 월간 매출을 올려 재가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렇게 재가요양 시장에서 급속도로 몸집을 키운 이 대표는 한국시니어연구소의 모태라 할 수 있는 13년 업력의 스마일시니어를 작년 7월 인수해 버렸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 셈이다.
이 대표는 "가맹점주였던 사람이 본사를 접수한 격"이라며 이를 계기로 가맹사업 구조를 버리고 파트너 요양센터들을 상대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영리 추구하며 사회적 가치 만든다
한국시니어연구소가 보통의 실버 테크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
이 대표 설명에 따르면 실버테크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서비스 수요자와 요양보호사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나 자체 브랜드 방문요양센터를 직영 방식으로만 운영한다.
그 반면에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방문요양센터를 직영하기도 하지만 다른 센터 개인사업자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이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아울러 다른 재가요양 서비스 브랜드와 협업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내세운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재가요양 시장 참여자로 수익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걸 숨기지 않는다.
돈을 계속 벌어야 시장에서 영속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요양원 같은 시설이 아니라 본인이 살던 집이나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다 돌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재가요양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앞으로 가처분소득이 많은 노인이 늘수록 본인이 부담하는 추가적인 요양서비스나 복지 용구를 사용하는 사례도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시장에서 영리를 추구하며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며 재가요양 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시장 인프라를 깔아 나가겠다고 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기화돼 있다.
우선 스마일시니어 브랜드로 재가요양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한다.
100% 자회사인 스마일시니어 브랜드 요양센터를 통해 방문 요양·목욕 서비스 외에 데이케어(주간보호), 복지용구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 한 명 기준으로 발생하는 월 매출은 100만~15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올 6월 기준으로 직영을 포함한 전국 59개 센터를 통해 월 13억5천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00% 넘게 성장한 수치다.
직영 및 파트너 요양센터에서 얻는 브랜드 가치와 운영 노하우, 업무처리 솔루션은 패키지 상품으로 만들어 요양센터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들에게 유료로 제공한다.
요양보호사 인력수급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단으로는 요양보호사와 이들을 고용하는 요양센터를 이어주는 구인·구직 플랫폼 '요보사랑'을 작년 3월 론칭하기도 했다.
현재 요양보호사 약 2만4천 명이 쓰는 요보사랑은 요양보호사의 주류가 IT 환경에 덜 익숙한 50~60대 중장년층인 점이 고려돼 앱이 아닌 웹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에 유료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복잡한 재가요양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해 주는 '하이케어'는 한국시니어연구소가 자랑하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하이케어는 개인 센터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평가 기준을 철저하게 따르면서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수기 청구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올 4월 국내 1위 요양산업 종사자 커뮤니티인 '실무카페'도 인수했다.
회원 수 9만7천여 명, 월간 방문자 30만 명이 넘는 이 카페를 기반으로 다양한 요양산업 공급자를 모으고 연결하면서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 디지털·아날로그 융합 '디지로그' 지향
재가요양 시장은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가 은퇴한 세대가 중심이어서 디지털 전환이 더디게 이뤄지는 영역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이런 시장의 디지털화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유난히 아날로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를 의미하는 '디지로그'를 핵심 가치로 추구한다.
그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재가요양 서비스에서 고객 경험의 본질이 '휴먼 터치'(사람 간 접촉)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노인 돌보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할 수밖에 없고, 기술은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명쾌한 논리다.
이 대표는 "현재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는 약 50만 명으로 요양보호사 한 분이 2명의 어르신을 돌봐야 할 정도로 케어(돌봄)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며 디지털 기술로 일선의 행정업무와 잡일을 줄여주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요양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실버 테크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의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연구한다는 비전을 내세우는 한국시니어연구소는 본사 기준 팀원이 50여 명이고, 30%가량이 IT 관련 개발 인력이다.
이 대표는 늙어가는 것은 결국 자기 집에서, 자기가 살던 동네에서 어떻게 하면 죽는 날까지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며 그 문제를 푸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회사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한국시니어연구소는 '집에 머물며 요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토털 실버 케어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
중장기적으로 연 매출 10억원 규모의 파트너 센터 1천200곳을 전국망으로 묶어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한국시니어연구소를 100년 이상 가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류가 공평하게 겪는 문제가 고령화입니다.
이 시장의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가고 나중에는 저도 늙어서 우리 회사 서비스를 받는 것이 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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