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둔촌주공마저…"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 '급락'

고금리에 집값 하락 여파
1년 만에 1순위 평균 경쟁률, 163.8대 1→9.3대 1 하락
당첨 커트라인 59.9점 → 42.2점
사진=뉴스1
'흥행불패'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와 집값 하락 우려에 1년 새 경쟁률이 163대1에서 9대1로 93%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쟁률이 저조하면서 평균치를 더 끌어내렸다.

1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이달 7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는 6548가구(사전청약·공공분양 제외) 모집에 6만988명이 1순위에 청약해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했다.지난해 1721가구 모집에 28만1975명이 1순위에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163.8대 1의 경쟁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얼어붙은 수준이다.

단지별로 보더라도 차갑게 식은 점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13개 단지는 모두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진구 자양동 '자양 하늘채 베르'의 경우 27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9919명이 몰려 36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Ⅰ' 마저도 99가구 모집에 1934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9.5대 1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달 7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17개 단지 중 1개 단지를 제외한 16개 단지가 두 자릿수 이하 경쟁률을 보였다. 영등포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만 1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 모습. / 사진=한경DB
더군다나 서울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대단지였던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쟁률이 급락했다. 강남4구로 불렸던 강동구에서 3695가구의 일반공급 물량으로 시선을 끌었지만, 1순위 경쟁률은 4.7대 1로 17개 단지 중 5번째로 낮았다.

낮아진 경쟁률 만큼이나 청약 평균 가점도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최저 가점은 지난해 59.9점에서 올해들어 42.2점으로 하락했다. 지난 8월에 분양한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이 14점에 불과했다. 해당 수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최저 가점이 포함되지 않아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올해 청약경쟁률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과 부동산 시장 침체, 고분양가 등으로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하락했다"며 "서울의 경우 둔촌주공 1개 단지가 1~11월 합친 서울 분양 물량보다 많은데, 둔촌주공이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뒤이어 분양하는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한편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도 급변했다. 작년에는 1순위 청약자가 5만1026가구 모집에 155만1000명이 몰렸지만, 올해는 5만647가구 모집에 42만3000여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이 30.4대 1에서 8.4대 1로 하락하면서 4분의 1토막이 났다.

지방도 마찬가지로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0대 1에서 8.5대 1로 떨어졌다. 이에 따른 전국 경쟁률도 19.3대 1에서 8.5대 1로 하락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