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IC 40년...한국인 토익성적 550점→683점 '껑충'
입력
수정
성적확인 45일→10~11일로 단축취업과 대학원 진학,승진에 필요한 토익(TOEIC)시험이 한국에서 '불혹'을 맞았다. 국내에는 1982년 첫 도입돼 40년이 흘렀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년 앞선 1981년 토익을 도입해 지난해 40년을 맞았다. 토익의 지나온 40년. 평균시험 성적과 성적 발표 기간, 응시료 등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앞서 YBM한국토익위원회는 토익출범 40년을 맞아 지난 10월26일 '디지털 전환 시대 영어 교육과 HR 전략'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허문호 YBM대표는 "YBM은 최신 에듀테크 기술을 접목해 토익 이용자들이 더 쉽고 편하게 토익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공무원·공공기관·기업 등 입사 필수요건
정기시험 연3회→26회,200개 고사장 실시
한국 평균 성적 684점 '전체 12위'
23달러였던 응시료 4만8천원으로..."당분간 인상 없다"
코로나 팬데믹 2020년 4회 정기시험 취소하기도
도입 당시 토익은 영어 사용 빈도가 높은 극소수 직장인과 공무원이 치르던 시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취업은 물론 진학, 승진에 두루 활용되는 대표적인 영어 시험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당수 공공기관은 지원시 토익 점수를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5급·7급 국가공무원 시험때 영어시험은 토익으로 대체됐다. 민간기업의 경우 토익과 함께 토익스피킹 점수를 요구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한국외대, 중앙대 등 대학들은 졸업요건으로 토익을 활용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토익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응시인원도 증가했다. 1982년 당시 기사는 "한국은 (토익이 시범실시됐던) 1년 반 동안 삼성, 외환은행, 금성전기, 한국투자신탁, 연합통신 등 36개 회사 2천5백명이 응시했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토익위원회가 2013년 마지막으로 공개한 연 응시인원은 207만명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다만, 한국인의 영어능력 향상과 토익 성적 인정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늘면서 최근에는 응시인원 숫자도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2년 토익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 정기시험은 연간 3차례뿐이었지만, 2023년 토익 정기시험은 총 26회 시행된다. 토익 관계자에 따르면 수험자의 응시 편의를 위해 월 평균 2차례 시행하며, 상하반기 취업시즌인 2월과 8월에는 각각 3회로 정기시험 횟수를 늘렸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토익위원회는 2월29일부터 4월12일까지 정기시험 4회(2월29일, 3월15일, 3월29일, 4월12일)를 취소하기도 했다.
응시지역도 '5대 주요 도시(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로 한정됐으나, 지금은 매회 전국 17개시·도 60개 지역에 150~200개 고사장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는 접수처에 직접 찾아가 종이 신청서를 써야 할 만큼 번거로웠지만, 최근에는 인터넷·모바일로 접수하면 된다.◆45일 걸리던 성적확인 10일로 단축
평가영역은 도입 당시 읽기와 듣기뿐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별도의 말하기 시험과 쓰기 시험이 추가로 도입됐다. 토익시험 문항 수는 듣기 100문항(45분), 읽기 100문항(75분) 등 총 200문항(듣기 495점, 읽기 495점 총 990점 만점)이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다만, 2016년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발맞춰 토익시험의 유형에도 변화가 있었다. 예를들면, 사진묘사,질의응답 등 파트1,2 문항은 줄고 도표와 그래픽을 활용한 문제가 추가됐고, 읽기영역에선 문자 ,메신저, 온라인 채팅 예문이 새롭게 출제되기도 했다.
시험성적도 도입초기보다 더 빨리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도입 당시 1982년에는 응시후 45일이 지나 전화나 우편으로 성적을 확인 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시험 시행 후 10~11일만에 점수를 알 수 있다. 그럼 한국인의 토익 성적은 도입 초기보다 얼마나 올랐을까? 도입 당시 우리나라 정기시험 평균 성적은 약 550점이었지만 지난해(2021년) 한국인의 토익 평균성적은 683점(LC 377점, RC 306점)으로 40년만에 133점이 올랐다. 한국토익위원회가 공개한 토익 시행국 32개국 토익 응시자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응시자들의 평균 점수는 12위를 기록했다. 토익 시행국 가운데 1위는 독일이었다. 한국 응시자의 토익 성적이 일본 응시자를 앞선 것은 2010년이었다. 한국 정기시험 성적이 634점이었으나 일본은 574점으로 뒤졌고, 지난해 2021년 성적도 한국은 684점, 일본은 611점이었다. 한국토익위원회는 "한국의 초등학교 영어수업 확대와 민간 사교육비 증가 그리고 해외여행과 유튜브를 통한 영어경험 노출이 일본을 앞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응시료는 1982년 당시 23달러였는데 달러당 800원으로 계산하면 1만8400원가량이다.올해 응시료가 4만8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40% 수준이다. 다만, 통계청 자료를 보면 당시 1인당 실질 국민소득은 546만원에 불과했다. 2021년 국민소득이 365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시험 부담은 1982년 당시가 더 컸을 수도 있다. 아시아 주요국가와 토익 응시료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일본은 7810엔(한화 7만5천원), 대만 TWD 1600(6만8천원), 중국 608위안(11만원)이다. 당분간 토익 응시료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응시료가 지난해 5월 인상됐고, 이 또한 5년 만에 인상된 것"이라며 "응시료 인상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