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파고 이겨낼 美 ETF…핀테크·태양광·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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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지속 성장"미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 꺾일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미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서학개미들은 투자처 발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TF가 속한 산업의 성장률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시적인 이익 증가를 보여줄 테마에 분산 투자한다면 ‘매크로(거시경제) 리스크’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핀테크 실적개선 기대
페이팔·아디옌 등 담은
'글로벌 X 핀테크 ETF'
지난 한달간 4% 올라
태양광, IRA 본격 수혜
전기차 전환 속도 빨라져
EPS 증가율 40% 넘어
ETF 주가도 상승세
핀테크 ‘턴어라운드’ 예상
11일 신한투자증권의 ‘2023년 미국 테마 ETF 분야별 주당순이익(EPS) 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이익증가율 최상위권 테마는 핀테크·태양광·전기차 관련 분야로 예상됐다. 반면 5세대(5G) 이동통신, 수자원, 풍력 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자료는 글로벌 금융시장 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의 분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핀테크 테마는 내년도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분야다. 모바일페이, 크라우드펀딩, 블록체인 등 핀테크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올해 EPS가 평균 30% 넘게 줄었다. 실적 부진에 페이팔, 아디옌, 파이서브 등을 담고 있는 ‘글로벌 X 핀테크 ETF’(FINX)는 주가가 연초 대비 50%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내년도엔 강한 반등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내년 EPS가 올해 대비 약 45% 증가할 전망이다. FINX는 지난 한 달간 주가가 4%가량 올랐다.태양광 등 신재생 분야는 내년에도 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테마다. 미국 태양광 테마 ETF에 속한 업체들의 내년도 예상 EPS 증가율은 44%다. 특히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효과가 본격화할 내년에는 세제혜택 등으로 미국 태양광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페이즈, 퍼스트솔라, 솔라엣지, GCL 등을 담고 있는 ‘인베스코 솔라 ETF’(TAN) 주가는 지난 한 달간 6% 상승했다.
태양광을 포함한 전체 신재생 테마 분야의 EPS 증가율도 40%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ICLN)가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ETF다.
전기차 관련 산업 역시 40% 가까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다. 내년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유망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의견이다. 지난달 프랑스와 스페인이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 시기를 2035년으로 5년 앞당기는 등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는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 ‘크레인셰어즈 일렉트릭 비히클&퓨처 모빌리티 ETF’(KARS), ‘글로벌X 리튬&배터리 테크 ETF’(LIT) 등 전기차 및 2차전지 ETF의 주가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5G는 신중한 접근 필요
5G ETF 테마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내년에 한 자릿수 EPS 증가율이 예상된다. 예상 추정치는 3~4% 수준이다. 5G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특별한 쓰임새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내년에도 고성장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5G 대표 ETF인 ‘디파이언스 넥스트 젠 코넥티비티 ETF’(FIVG)의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지만 미래보다 당장의 이익 증가가 더 중요해진 저성장·고금리 상황에서 5G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풍력이나 수자원 분야 역시 저성장이 예상된다. 6~8% 수준의 EPS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 유망 분야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의 이익 증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퍼스트트러스트 글로벌 윈드 에너지 ETF’(FAN), ‘인베스코 워터 리소스 ETF’(PHO) 등이 대표적인 풍력과 수자원 ETF다.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이었다면 돈을 못 버는 기업도 꿈을 먹고 성장했겠지만 지금은 그 반대”라며 “지금 당장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유망 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