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정조사 합의 안했어야"

원내지도부 국조 합의 공개 비판
"野, 칼 품은 정치 자객들" 직격
내년 전대 앞두고 존재감 과시
사진=연합뉴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물론 각종 모임을 재개하며 세 과시에 나섰다.

장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정치라는 탈을 쓰고 가슴에 칼을 품고 다니는 ‘정치 자객들’”이라며 “이제 더 이상 민주당과는 그 어떤 협치도, 그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직격했다.민주당이 요구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그들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며 “애초에 합의해줘선 안 될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예산안 협상은 파행을 거듭하다가 법정 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야당은 이날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했다.

장 의원이 민주당을 저격하면서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장 의원은 지난달 여야가 ‘선(先)예산안, 후(後)국정조사’에 합의하려 할 때 당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수용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장 의원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내년 초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 7일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모습을 드러내 집중 조명을 받았고, 8일에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장 의원을 주축으로 한 모임도 재가동된다.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그의 싱크탱크 ‘부산혁신포럼’이 이달 말 2기 출범식을 연다. 전날에는 경남 합천체육관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외곽조직 ‘여원 산악회’ 행사도 열렸다.

장 의원은 “부산과 경남에서 버스 60대, 회원 3000여 명이 합천체육관에서 우정을 나누며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고 소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