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가스 허브 건설 관련 첫 통화

< 푸틴과 머리 맞댄 에르도안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중 이뤄졌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SCO 가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 가스 공급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 등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흑해항구의 곡물 수송로를 통해 다른 식료품과 비료 등을 수출하는 작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관련 성명에서 "이 거래는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다"며 "러시아 물자가 가장 필요한 국가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관련 장애물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두 정상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허브를 튀르키예에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노르드스트림 1·2 가스관이 누출 사고에 휘말린 이후 튀르키예에 가스 공급 기지 설치를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 각종 경제 금융 제재를 가해 타격을 입힌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와의 관계는 러시아에 필수적인 외교 자산이 됐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개전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튀르키예 주최로 지난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도 이뤄졌으나,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못했다. 지난 7월 튀르키예는 유엔과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중재해 흑해항을 통한 곡물 수출 협정을 끌어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