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전쟁 와중 對유럽 LNG 수출 20% 이상 늘려"

타스 통신 보도…가스관 통한 천연가스 공급은 대폭 축소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러시아가 가스관을 통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크게 줄인 반면 선박을 이용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오히려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독일 방송 ZDF와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등을 인용해 유럽 국가들의 올해 러시아산 LNG 수입이 지난해보다 20~40%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국제 원자재 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올해 러시아산 LNG를 지난해보다 약 21% 더 많이 구매했다.

ICIS는 "현재 유럽 전체 LNG 소비량의 약 13%가 러시아에서 공급되고 있으며, 러시아산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산 LNG는 프랑스·벨기에·스페인·네덜란드 등 4개국이 주로 수입했으며, EU의 주요 가스 소비국인 독일도 러시아산 LNG를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IfW Kiel)는 "독일 정부가 러시아 가스 없이 버텨나가길 원하지만 러시아산 LNG가 계속 독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전체 독일 가스 수요의 약 6%가 러시아 LNG"라고 소개했다.

IfW는 유럽 통계에는 독일의 러시아산 LNG 구매가 잡히지 않는데, 이는 독일이 벨기에를 통해 러시아산 LNG를 구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유럽 국가들이 올해 1~10월 러시아 LNG 수입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나 늘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 10개월 동안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LNG가 178억㎥나 됐다면서, 유럽이 같은 기간 가스관을 통해 수입한 러시아산 가스 621억㎥의 29%에 달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러시아산 LNG 수입량은 2018년 1~10월 30억㎥ 정도였으나, 2019년 같은 기간에는 150억㎥로 크게 늘었다가 2020~21년에는 다소 감소했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가 제재에 나서자 가스관을 이용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꾸준히 축소했으며, 현재 전쟁 전 공급량의 20% 수준까지 줄인 상태다.

러시아는 주로 옛 소련 시절부터 건설한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해 왔으나, 2017년 시베리아 북부 야말반도에서 LNG 생산을 시작하면서 선박을 이용한 LNG 수출도 꾸준히 늘려왔다.

야말 LNG 생산과 수출은 서방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최대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아닌 2위 가스 기업 '노바텍'이 맡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