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치료할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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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시대…소아 전공의 '역대 최저'아이들을 돌볼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 유례없는 초저출산이 계속되는 데다 아이를 진료하는 것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젊은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 진료 현장을 외면하면서다. 소아청소년과 수련을 원하는 레지던트(전공의) 지원율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극심한 의사 인력난에 수도권 대형병원이 어린이 환자의 입원 진료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가천대길병원 이달부터 입원진료 중단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 가천대길병원은 이달부터 소아 환자의 입원 진료를 중단했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일부 병원이 만 16세 이하 소아·청소년 등의 응급실 야간 진료를 멈춘 적은 있지만 입원 환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병원 관계자는 “입원 환자는 주로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보살피는데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간 4년차를 제외하면 레지던트가 2년차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입원 치료를 받는 어린이를 돌볼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길병원은 인근 의료기관 등에 내년 2월까지 소아 환자 입원 진료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은 “내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병원은 32%, 2024년에는 60%에 이를 것”이라며 “소아청소년과 탈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