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로 무장한 20대 이하 '금수저' 7만명…1년 만에 2배 늘었다

10세 미만 증여세 납부 대상자도 9384명
종부세 부담 원인으로 추정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사진=뉴스1
지난해 토지·건물·금융자산 등을 물려받아 증여세 납부 대상이 된 20대 이하 '금수저'가 약 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했는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증여가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령별·과세표준구간별 증여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납부 대상 가운데 20대 이하 납세자는 총 7만115명이다. 2020년 증여세 납부 대상 중 20대 이하 납세자는 3만4036명이었는데, 1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연령대별로 보면 작년 증여세 납부 대상자 중 20대는 4만6756명, 10대는 1만3975명이었다. 10세 미만도 9384명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증여세 납부 대상도 2020년 18만3499명에서 2021년 27만5592명으로 50% 증가했다.

과세표준도 전체 연령대보다 20대 이하에서 상승 폭이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2021년 증여세 과세표준은 20대에서 147%(4조382억→9조9659억원) 늘었다. 10대에서는 124%(9487억→2조1242억원), 10세 미만에서 105%(4805억→9850억원) 각각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증가율은 59%로 20대 이하의 상승 폭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진 의원은 "일각에서는 어린이와 청년에 대한 증여가 늘어난 원인을 종부세율 인상으로 인한 풍선효과로도 본다"며 "다주택자가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주택자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증여세가 양도세, 보유세의 회피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각 조세 본래의 기능이 유지되고 조세가 갖는 부의 재분배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