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적자 확실시"…빨간불 켜진 한국 무역, 내년도 '걱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연간 역대 최대를 넘어서 처음으로 5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에도 무역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통관기준 잠정치)는 지난 10일까지 474억6400만달러 적자였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적자고, 종전 최대 적자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의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무역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무역수지 적자로 한국무역협회는 450억달러, 산업연구원은 426억달러, 한국경제연구원은 480억달러를 각각 예상했다. 이미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적자 전망치에 근접하거나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4100만달러다. 이달에 75억달러 이상 적자가 쌓일 경우, 올해 연간 적자는 50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 최근 적자 추이는 지난 10월에 67억2400만달러, 11월에 699100만달러였다.

올해 무역수지 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수입액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7% 늘어난 1804억1000만달러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 경기 둔화에 수출이 위축되면서 적자가 쌓이는 모양새다. 수출(통관 기준)은 1년 전 대비 지난 10월(-5.8%), 11월(-14.0%) 두 달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 10일까지도 2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까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최대 교역국인 대중(對中) 수출이 6개월 연속 각각 감소한 탓에 수출은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다.

내년에도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무역수지가 138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266억달러 적자를 전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