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2' 헛되지 않은 13년의 기다림…화려한 영상미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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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세계·크리처·전투 장면 '압권'…순식간에 지나간 192분
캐머런 감독 "2년 후 '아바타3' 들고 오겠다"인간에서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는 가족을 이뤄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숲속 개울가에서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고 노는 모습은 여느 가족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늘의 사람들'이 제이크를 인간에 등을 돌린 배신자로 낙인찍고 공격을 준비해오기 때문이다.제이크 가족은 위협을 벗어나고자 터전이었던 숲을 떠난다.
그들이 새롭게 정착한 곳은 바다다.
낯선 세계로의 모험, 생존을 향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2009년 '아바타' 이후 13년 만에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이 찾아왔다.
개봉 당시 전 세계 영화계에 '영상 혁명'을 몰고 온 '아바타'인 만큼 그 후속작이 어떤 신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놓을지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돌아온 '아바타'는 한껏 부풀려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아바타2'의 배경은 '물의 길'이라는 부제처럼 수중 세계다.
마치 나비처럼 바닷속을 줄지어 헤엄치는 열대어, 오묘한 색감의 산호초, 미지의 심연에서나 볼 법한 기이한 생명체들이 만들어낸 바닷속 풍경은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이고도 남는다.
해양에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 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 2'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캐머런 감독은 영화 속 수중 세계의 실재감을 높이고자 90만 갤런(약 340만6천870ℓ)의 물탱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배우들은 물속 촬영을 위해 특별 잠수 훈련까지 받았다.극 중 로날 역을 맡은 배우 케이트 윈즐릿은 이런 훈련을 통해 숨 참는 시간을 늘려 무려 7분 14초간 수중 연기를 펼친 것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캐릭터가 바닷속을 장시간 유영하거나, 더는 숨을 참을 수 없는 듯 일그러져가는 표정은 감독의 욕심과 배우들의 값진 노력이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수중 세계와 더불어 놀라움을 주는 건 상상력이 빚어낸 해양 크리처(생물)들이다.
전작이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타고 하늘을 날았던 익룡 '이크란'을 부각했다면, 후속작은 이들을 수중 세계로 안내하는 다양한 해양 크리처들을 선보인다.
나비족의 인사로 기억됐던 '아이 씨 유'(I see you·나는 당신을 봅니다)는 이제 수화(手話)로 바뀌어 크리처들과 교감을 나누는 말이 된다.
전작은 울창한 숲, 속편은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는 같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인간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담겨있다.
전편에서 판도라 행성의 광석을 채굴해가던 인간들은 죽어가는 지구를 대신할 인류의 새 터전으로 판도라를 택하며 침략을 본격화한다.
노화 방지 물질 '암리타'를 뽑아내기 위해 고래를 닮은 바다 생명체 '툴쿤'을 무자비하게 사냥하는 인간의 모습은 전편에서 아바타들의 삶의 터전인 판도라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인간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하이라이트는 '하늘의 사람들'이 몰고 온 첨단 무기와 외계 부족·크리처가 맞서는 전투 장면이다.
부수고, 때리고, 내던지는 치열한 전투신이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그래픽이 훌륭한 FPS(일인칭 슈팅 게임) 속 전장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특히 나비족과 비슷한 외양의 아바타로 변신한 '하늘의 사람들'과 제이크 가족의 혈투 장면이 대표적이다.
전편에서 인간은 전투기와 같은 기계에 의존했다면 이번에는 신장이 족히 3m는 넘어 보이는 나비족의 모습으로 제이크 가족과 싸우며 상당한 박진감을 선사한다.
전작보다 드라마적 요소도 많이 가미돼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한층 깊어졌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가족애'는 관객과 캐릭터 간 감정적 소통을 끌어낸다.
선과 악의 대결이 기본 구조이지만 가족애로 인해 그 경계가 잠시 허물어지기도 한다.아름답고 화려한 영상미에 반해 줄거리는 비교적 단선적인 편이다.
그러나 스크린 속 해양 세계에서 크리처들과 함께 유영하고 전투를 치르다 보면 192분의 상영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게 느껴진다.
개봉 전부터 '화장실 압박'과 집중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영화를 기꺼이 즐길 준비가 된 관객에게는 기우일 듯하다.
외려 드넓은 바다 전경과 신비로운 크리처들이 엔딩 크레디트까지 장식하면서 영화는 끝날 때까지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다만, 3D로 볼 경우 마스크를 쓴 채로 3D 안경을 착용해야 하므로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일이 반복되는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캐머런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아바타 2' 블루 카펫 행사에서 2년 뒤 '아바타 3'를 들고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예고했다.
캐머런 감독이 숲과 바다에 이어 상상하는 신세계는 2024년 말 스크린에 펼쳐질 예정이다.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연합뉴스
캐머런 감독 "2년 후 '아바타3' 들고 오겠다"인간에서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는 가족을 이뤄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숲속 개울가에서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고 노는 모습은 여느 가족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늘의 사람들'이 제이크를 인간에 등을 돌린 배신자로 낙인찍고 공격을 준비해오기 때문이다.제이크 가족은 위협을 벗어나고자 터전이었던 숲을 떠난다.
그들이 새롭게 정착한 곳은 바다다.
낯선 세계로의 모험, 생존을 향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2009년 '아바타' 이후 13년 만에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이 찾아왔다.
개봉 당시 전 세계 영화계에 '영상 혁명'을 몰고 온 '아바타'인 만큼 그 후속작이 어떤 신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놓을지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돌아온 '아바타'는 한껏 부풀려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아바타2'의 배경은 '물의 길'이라는 부제처럼 수중 세계다.
마치 나비처럼 바닷속을 줄지어 헤엄치는 열대어, 오묘한 색감의 산호초, 미지의 심연에서나 볼 법한 기이한 생명체들이 만들어낸 바닷속 풍경은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이고도 남는다.
해양에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 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 2'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캐머런 감독은 영화 속 수중 세계의 실재감을 높이고자 90만 갤런(약 340만6천870ℓ)의 물탱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배우들은 물속 촬영을 위해 특별 잠수 훈련까지 받았다.극 중 로날 역을 맡은 배우 케이트 윈즐릿은 이런 훈련을 통해 숨 참는 시간을 늘려 무려 7분 14초간 수중 연기를 펼친 것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캐릭터가 바닷속을 장시간 유영하거나, 더는 숨을 참을 수 없는 듯 일그러져가는 표정은 감독의 욕심과 배우들의 값진 노력이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수중 세계와 더불어 놀라움을 주는 건 상상력이 빚어낸 해양 크리처(생물)들이다.
전작이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타고 하늘을 날았던 익룡 '이크란'을 부각했다면, 후속작은 이들을 수중 세계로 안내하는 다양한 해양 크리처들을 선보인다.
나비족의 인사로 기억됐던 '아이 씨 유'(I see you·나는 당신을 봅니다)는 이제 수화(手話)로 바뀌어 크리처들과 교감을 나누는 말이 된다.
전작은 울창한 숲, 속편은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는 같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인간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담겨있다.
전편에서 판도라 행성의 광석을 채굴해가던 인간들은 죽어가는 지구를 대신할 인류의 새 터전으로 판도라를 택하며 침략을 본격화한다.
노화 방지 물질 '암리타'를 뽑아내기 위해 고래를 닮은 바다 생명체 '툴쿤'을 무자비하게 사냥하는 인간의 모습은 전편에서 아바타들의 삶의 터전인 판도라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인간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하이라이트는 '하늘의 사람들'이 몰고 온 첨단 무기와 외계 부족·크리처가 맞서는 전투 장면이다.
부수고, 때리고, 내던지는 치열한 전투신이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그래픽이 훌륭한 FPS(일인칭 슈팅 게임) 속 전장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다.
특히 나비족과 비슷한 외양의 아바타로 변신한 '하늘의 사람들'과 제이크 가족의 혈투 장면이 대표적이다.
전편에서 인간은 전투기와 같은 기계에 의존했다면 이번에는 신장이 족히 3m는 넘어 보이는 나비족의 모습으로 제이크 가족과 싸우며 상당한 박진감을 선사한다.
전작보다 드라마적 요소도 많이 가미돼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한층 깊어졌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가족애'는 관객과 캐릭터 간 감정적 소통을 끌어낸다.
선과 악의 대결이 기본 구조이지만 가족애로 인해 그 경계가 잠시 허물어지기도 한다.아름답고 화려한 영상미에 반해 줄거리는 비교적 단선적인 편이다.
그러나 스크린 속 해양 세계에서 크리처들과 함께 유영하고 전투를 치르다 보면 192분의 상영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게 느껴진다.
개봉 전부터 '화장실 압박'과 집중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영화를 기꺼이 즐길 준비가 된 관객에게는 기우일 듯하다.
외려 드넓은 바다 전경과 신비로운 크리처들이 엔딩 크레디트까지 장식하면서 영화는 끝날 때까지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다만, 3D로 볼 경우 마스크를 쓴 채로 3D 안경을 착용해야 하므로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일이 반복되는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캐머런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아바타 2' 블루 카펫 행사에서 2년 뒤 '아바타 3'를 들고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예고했다.
캐머런 감독이 숲과 바다에 이어 상상하는 신세계는 2024년 말 스크린에 펼쳐질 예정이다.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