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악의 겨울 황사 왔다…이유 알고보니

사진=연합뉴스
13일 황사가 전국을 뒤덮은 가운데 중부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환경부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연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황사가 한반도에 지속 유입됨에 따라 경보 발령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국민들께서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주시고, 철저한 위생 관리 등 국민행동 요령을 준수해달라"고 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종로구 송월동)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는 이날 오전 11시께 480㎍/㎥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150㎍/㎥ 초과) 하한선의 3배가 넘는다.

12월에 짙은 황사가 전국을 뒤덮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에서 12월에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가 500㎍/㎥에 육박하거나 넘을 정도로 오른 적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전해진다. 2009년 12월 25~26일 황사에 서울의 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 최고치가 963㎍/㎥에 달했다. 당시 경기 수원시 미세먼지 농도 최고치는 1132㎍/㎥에 육박했다.

이날 미세먼지는 11일 고비 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동진하면서 12일 저녁부터 한반도에 유입된 탓이다. 환경부는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황사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황사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뉜다. 주의 단계는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경보가 발표되고,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타날 때 발령된다.황사는 주로 봄에 국내에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국내에 유입되는 날 80%는 봄철이고 20% 정도가 겨울철이다. 봄에 황사가 더 잦은 이유는 발원지 기후환경 탓이다. 겨우내 얼었던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토양이 봄에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 바람이 불 때 황사가 발원하게 된다.

이번 겨울철 황사는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주변에 평소보다 눈이 덜 쌓여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조건이 갖춰진 탓으로 분석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황사 원인에 대해 "기후변화로 최근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 연평균 기온이 상승해 (해당 지역에서) 모래폭풍이 더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부터 전국 곳곳에는 눈이나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경기 용인(백암)이 1.5㎝, 강원 평창(용평)이 2.8㎝, 충북 제천이 3.9㎝의 적설량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강원 남부와 충북 제천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표됐다.오후에는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적설량은 경기 남부·충청·전북·강원 남부·제주도 산지가 2~8㎝를 기록하겠고, 1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 서울과 인천·경기 북부·전남·강원 중북부·충청 남부 내륙은 1~5㎝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강원, 경북 내륙은 밤에 눈이 대부분 그치겠으나, 경기 남부 서해안과 충청, 전라, 경남 서부 내륙은 14일 오전까지 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