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물량 나오나"…오버행 발목잡힌 LG엔솔·CJ CGV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 활황기에 기업공개(IPO), 증자, 전환사채(CB)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주식 의무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오버행’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오버행이란 대규모 잠재적 매도 물량을 의미한다.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2차전지, 리오프닝 기업에 오버행 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주식시장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엔솔·CJ CGV 직격탄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1.1% 내린 49만6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월 고점(62만4000원) 대비 20% 하락했다. CJ CGV와 키다리스튜디오는 각각 6.44%, 7% 급락했다.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지난달 급등했던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등 카지노주는 잠재적 매도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27일 우리사주 792만여주(지분율 3.4%)가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주가가 공모가(30만원) 대비 60% 높게 거래되고 있어 많은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 CGV는 70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 물량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CJ CGV는 작년 6월과 올해 7월 각각 3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중 6200억원 가량이 미상환 됐을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발행된 CB의 전환가격은 각각, 2만6600원, 2만2000원이다. 이날 종가는 1만9600원이다. CB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물려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오를 때마다 CB투자자들의 전환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재 덮어버린 오버행 이슈

오버행 리스크는 이들 기업이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하는 가운데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상장 직후 약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종목의 주가가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기여했다.

이밖에 성일하이텍, 새빗켐, 더블유씨피 등 올해 하반기 상장한 2차전지 관련주도 지난달까지 상승세를 이끌다 약세로 전환했다. CJ CGV,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등 리오프닝주는 중국 코로나19 봉쇄정책 해제 기대감으로 지난달 급등했지만 상승세가 제한되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새내기주도 주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오버행 물량이 주가지수 상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미리 끌어온 기업들도 주가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 항공주가 대표적이다. 항공주는 해외 여행 재개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주가는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항공주 대부분 코로나19 확산 전인 2020년 1월 대비 시가총액이 2~3배 급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