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재산은닉' 화천대유 대표·쌍방울 前부회장 체포(종합2보)

화천대유·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 등 10여곳 압수수색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3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재산 은닉에 관여한 조력자들을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김씨가 대장동 사업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의 은닉 혐의 등과 관련해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최씨, 이씨의 주거지, 화천대유 사무실 등 10여곳도 압수수색했다.

김씨 사건을 대리하는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김씨 등 대장동 민간 업자들이 실명·차명으로 소유한 토지·건물 등 부동산, 예금반환채권 등 총 800억원 상당을 동결하고 추가 은닉 재산을 추적해왔다.

법원이 인용한 총 추징보전 금액(향후 추징으로 선고될 수 있는 금액)은 약 4천446억원이다.

대장동 일당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준하는 규모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범죄수익을 세탁해 숨긴 정황을 발견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날 체포된 이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이었다.

변호사로 일하던 중 성균관대 동문인 김씨의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화천대유의 감사를 지냈고, 2019년 1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가진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엔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씨는 김씨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김씨 지시에 따라 자금 인출 등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과거 목포 지역 폭력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로, 김만배씨와는 20년 동안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15일 김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구치소를 앞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등장해 그의 짐을 들어주기도 했다.

검찰은 둘 사이에 여러 차례 이뤄진 석연찮은 잦은 금전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는 2020년 2월 화천대유에서 대여한 473억원 중 최씨에게 2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화천대유는 같은 해 6월엔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3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최씨는 이 돈을 중소기업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해 10월에도 김씨는 최씨에게 이자나 담보 없이 30억원을 추가 대여했다.

최씨는 대장동 사건과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연관성을 입증할 중요 인물이기도 하다.

최씨는 해외로 도피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했고, 2013년 쌍방울 대표를 지낸 후 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2014년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김성태 전 회장을 연결해준 사람도 최씨다.

쌍방울그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회사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최씨에게 대여한 자금이 김 전 회장을 거쳐 돈세탁이 된 후 이 대표 측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두고 자금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김만배씨와 관련된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인테리어 업자 김모씨도 체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