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체제로…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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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벗어나 독자경영 발판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47·사진) 체제로 전환했다. 최 회장은 장병희 씨와 함께 영풍그룹을 창업한 최기호 씨의 손자다. 고려아연이 장씨 가문과 별도로 3세대 독자경영 체제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를 열어 최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안을 의결했다. 회사는 “2024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40대 젊은 리더가 새로운 50년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최 회장은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마쳤다. 2007년 귀국 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했다.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년 뒤인 지난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체제의 수순을 밟았다. 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대표에 취임한 후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45% 안팎 증가했다”며 “원가 절감을 위한 투자와 시스템 개선, 물류 효율화 등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취임을 통해 고려아연이 73년간 동업 관계인 영풍그룹에서 벗어나 독립경영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씨와 장씨가 1949년 영풍기업사로 동업을 시작한 후 장씨 일가는 영풍,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을 경영해오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대주주인 ㈜영풍과 장씨 일가가 31.3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경영은 최씨 일가가 맡고 있다. 최씨 일가와 우호세력 등의 지분율은 27.7%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장씨 가문인 장형진 상무도 최 회장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사업 등 3개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축으로 끌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