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전 회장 탈주 도운 미국인, 日 교도소 가혹 처우 주장…"고문 같았다"

카를로스 곤 도피를 도운 혐의로 일본으로 범죄인 인도되는 마이클 테일러(왼쪽). 마이클 테일러는 아들 피터 테일러와 함께 2019년 12월 대형 악기 상자를 이용해 곤 전 회장을 레바논으로 탈출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탈주극을 도운 혐의로 일본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미국인이 수감 당시 가혹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요코하마의 한 교도소에서 14개월간 복역하고 지난 10월 석방된 피터 테일러(29)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테일러는 인터뷰에서 "수감 기간에 실외에서 보낸 시간이 총 15시간도 되지 않아 비타민D 결핍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도소에서 몸무게가 18㎏ 줄었고, 교도소 의료진이 발가락 감염을 치료해주지 않아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걷게 됐다"면서 "투옥 직후 독방에 감금됐고, 책과 침대 시트까지 뺏기는 등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감방에 갇혔다. 내가 당한 처우는 그야말로 고문에 해당한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테일러는 단식투쟁을 하겠다고 협박한 지 일주일 만에야 겨우 책을 돌려받았지만, 이후에도 독방 수감은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름에도 감방에서 나가지 못한 채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지내야 했고, 30일 넘게 샤워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테일러는 특수부대원 출신인 부친 마이클 테일러와 함께 2019년 12월 대형 악기 상자를 이용해 곤 전 회장을 숨겨 개인 전용기로 그를 레바논으로 탈출시켰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