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공포 심화…ADB "한국 성장률 1.5%"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ADB)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지난 9월 2.3%에서 0.8%포인트 하향했다.

ADB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시아경제전망 보충전망을 통해 이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ADB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회원국(49개) 중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46개국의 경제 지표를 수정했다.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6%, 내년 1.5%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을 0.8%포인트 낮췄다. 세계 경제 둔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대외 부문이 약화된 점을 성장률 하향의 배경으로 꼽았다.

내년 성장률로 예상된 1.5%는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1.7%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를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1.8%, 2.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계 투자은행(IB)은 이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간, HSBC, 노무라, UBS 등 9개 외국계 IB가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1%를 기록했다. 10월 말 기준 전망치(1.4%)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한국의 물가상승률은 ADB의 기존 전망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식품물가 상승 등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는 5.1%, 내년엔 3.2% 물가가 오를 것이란 예측이다.

ADB는 아시아 개도국 46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4.2%, 내년 4.6%로 전망했다. 직전 전망인 9월 전망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낮췄다.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세계경제 침체를 아시아 역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3대 요인(main headwinds)으로 평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중앙아시아는 영향을 당초대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돼 2022년 성장률 전망이 3.9%에서 4.8%로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도 아시아 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 지역 국가의 연내 금리 인상 횟수는 68회로 작년보다 3배 늘었다. 인상 폭은 63bp로 작년(38bp)의 두배에 가까웠다.

아시아 물가상승률은 2022년 4.4%, 2023년 4.2%로 전망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