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없는 BNK금융 회장…78세 73세 '올드보이' 지원 논란

4대 금융지주 '70세룰' 적용…BNK금융 한차례 연임까지만 허용
노조 "변화와 속력의 시대 올드보이 낙하산 내려오면 경쟁 도태"
BNK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18명이 확정됐지만, 나이 제한이 없는 후보 자격 기준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13일 내부 인사 9명과 외부 인사 9명 등 CEO 후보군 18명을 확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받는다.

관심을 끈 외부 인사 9명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팔성(78)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창록(73) 전 산업은행 총재의 이름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70세룰'이 BNK금융 회장 경쟁 구도에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4대 은행 금융지주는 회장 자격 중 나이를 제한하는 '70세룰'을 두고 있지만, BNK금융지주는 나이 제한이 없다.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도 2017년 회장에 취임했을 때 나이가 71세였다.
결국 이번에도 나이 많은 금융권 인사들이 연령 제한이 없는 BNK금융지주의 회장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자본시장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하겠지만, 나이가 70대인 '올드 보이'라는 공통점은 그들에게 불리한 측면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이 전 회장은 80세를 앞둔 고령이지만, '낙하산 인사' 유력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재정경제부(재정부) 국장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BNK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지낸 김 전 총재도 '모피아(재정부와 마피아 합성어) 그룹'에 속해 '낙하산 인사'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올드 보이'의 귀환 소식에 노조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지역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지주 이사회에서 외부 추천을 허용하면서 정작 4대 금융지주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연령제한은 두지 않은 탓에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온통 '올드보이'들이다"며 "1년만 쉬어도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속도의 시대에 '올드보이' 낙하산이 내려온다면 조직은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회장은 연령제한을 두고 연임제한은 없는 반면, BNK금융지주는 연령제한이 없는 대신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며 "회장의 나이보다는 지방 금융지주의 한계를 벗어나 자산을 키워나가고 외풍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다음 주 중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CEO 1차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과연 '올드보이'가 임추위 검증을 통과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