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유전자가위' 개발…희귀 유전질환 완치길 열린다

생명硏리포트
김용삼 유전자교정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중나선 DNA 자르는 과정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작아
다양한 유전자치료제로 활용
김용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팀이 초소형 유전자가위 관련 실험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생명연 제공
유전자가위 기술은 제1세대 ZFN, 2세대 TALEN, 3세대 크리스퍼 기술로 발전해 왔다. 3세대 크리스퍼 기술이 2013년 소개된 이후 유전자교정 분야 혁명을 불러왔으며, 2020년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엠마뉴엘 샤르팡티에 박사에게 노벨화학상을 안겨줬다.

유전자가위 기술로 잘못된 유전자의 ‘고쳐쓰기’가 가능해지면서 과거 난항을 겪어왔던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의 개발도 본격화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 기술로 간유전질환인 트렌스트레틴 아밀로이드증(ATTR)과 혈액관련 질환인 겸상적혈구빈혈증에 대한 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이 크리스퍼 기술은 전신에 퍼져 있는 다양한 유전질환을 치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곳에 쓰이는 ‘Cas9’ 유전자 크기가 크기 때문이다. 유전자 크기 때문에 지질나오입자나 아데노부속바이러스 같은 유전자전달체에 들어가지 않는다. 유전자치료제로 널리 사용하기 위해선 기존 유전자가위보다 더 작은 유전자가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본 연구팀은 ‘Cas12f’라는 또 다른 크리스퍼 카스 유전자에 주목했다. 유전자의 크기가 Cas9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유전자 크기가 1.6kb 이하기 때문에 Cas9이 담을 수 없던 AAV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문제가 있었다. 몸 속 세포의 DNA 형태인 이중나선 DNA를 편집할 수 없다. 오로지 단일가닥 DNA만 편집 가능했다.

따라서 이 초소형 크리스퍼 시스템을 유전자가위의 도구로 사용하려면 이중나선 DNA를 절단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야 했다. 답은 잘라야할 부위를 조준하는 ‘가이드RNA’에 있었다. 연구팀은 새 유전자가위에 맞도록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이드 RNA를 ‘리모델링’했다. 이렇게 발전시킨 유전자 가위를 ‘TaRGET’이라고 명명했다. 실제 AAV에 넣어 적용해 보니 작은 크기 덕분에 매우 효율적으로 다양한 조직에 전달할 수 있었다.과거 전통 유전자가위는 DNA의 이중나선가닥을 절단함으로써 유전자의 변화를 유도하는 플랫폼이었다. 반면 최근 이중나선가위는 절단 없이 특정 부위의 유전자만을 바꾸는 단일염기교정 기술이나 프라임에디팅 기술로 개발되며 유전자가위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팀 또한 AAV에 들어갈 만큼 작은 크기의 단일염기 교정기술을 개발했다. 이중나선 DNA를 자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적어 다양한 유전자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

초소형유전자가위 기술 및 이를 활용한 다양한 유전자조절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꿈의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