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케다, TYK2 억제 건선치료 후보 5조원에 인수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님부스에 40억달러 지급
BMS '소틱투'와 경쟁 예상
일본 다케다제약이 미국 신약개발 기업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5조원이 넘는 금액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케다는 13일(미국 시간) 님부스테라퓨틱스로부터 경구용 티로신 키나아제2(TYK2) 억제제를 현금 40억달러(약 5조1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일물질에 대한 거래로 2008년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 기간 가장 규모가 컸던 단일물질 인수건은 암젠이 셀진으로부터 사들인 건선 치료제 오테즐라였다. 134억달러가 오갔다. 님부스는 이 후보물질이 시판되면 매출에 따라 추가 성과기술료(마일스톤)도 받는다. 상용화 후 순매출 40억달러 달성 시 10억달러, 50억달러 달성 시 10억 달러를 받아 총 20억달러를 추가 수령하는 조건이다.

이번 거래는 님부스가 TYK2 억제제 ‘NDI-034858’의 임상 2b상 주요(톱라인) 결과를 공개한 지 한 달이 채 안돼 이뤄졌다. 중증 판상 건선 환자 25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NDI-034858을 투약한 환자들이 위약 투약 환자 대비 통계적으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은 다른 TYK2 억제제와 같았다. 이 후보물질에는 이제 ‘TAK-279’라는 새 이름이 붙게 됐다.

경쟁약물은 BMS의 소틱투(Sotyktu)다. TYK2 억제제로는 처음으로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전신 요법이나 광치료가 필요한 중증 판상 건선 성인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다.건선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건선 치료제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종의 선진국병이어서 환자들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다, 난치성 만성질환인 만큼 장기 투여가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7개국의 건선 치료제 시장이 2030년 275억달러(약 35조6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선은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으로 꼽힌다. 항체 약물은 비싼 가격과 내성 발생 문제가 있고, 주목받았던 JAK 억제제는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FDA는 지난해 JAK 억제제 제품 포장에 심혈관계 질환과 혈전증 등에 의한 사망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TYK2 억제제는 JAK 억제제와 같은 경로를 표적하지만 심혈관계 및 암 등 주요 중증 부작용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제약은 TAK-279의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