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항·건·통'…실적 뛰는 업종에 돈 몰린다

대다수 기업 수익성 악화 예상 속
LIG넥스원·진에어·쏠리드 등
내년 이익 성장세 돋보일 전망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빨간불'
실적 추정치 대폭 하향 조정

< '방·항·건·통' : 방산·항공·건강관리·통신장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올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증시에선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튀는 기업’들이 점차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항공 방위산업 건강관리 통신장비 등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업종으로 꼽고 있다.

LCC, 적자 전망 깨고 흑자전환 예고

14일 하나증권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내 55개 산업 분야 중 한 달 전에 비해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5% 이상 늘어난 업종은 방산·우주항공(9.2%), 항공(6.4%), 건강관리기술(6.6%), 통신장비(25.4%) 등 네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K방산’의 선전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등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한 달 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비해 17%가량 높은 1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 역시 10% 높은 55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로 무기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나고 있다”며 “방산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오프닝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고 있는 항공업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이 대표 유망 업체로 꼽힌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 4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주가는 한 달간 각각 17.32%, 5.56% 상승했다.통신장비와 건강관리 분야 기업들의 이익 상향도 기대되고 있다. 중견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의 1개월 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3억원이었지만, 현재 123억원으로 48%가량 올랐다. 건강관리업체 제이브이엠(4.2%), 제이시스메디칼(3.6%), 파마리서치(0.1%) 등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적자 쇼크 우려 커진 SK하이닉스

반도체(-7.4%), 전자제품(-6.6%), 디스플레이(-11.4%), 철강(-5.6%) 분야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5% 이상 낮아졌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분야의 전망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6개월 전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5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달 전 예상치는 24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재는 4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한 달 사이 10.7%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업체인 SK스퀘어 역시 같은 기간 컨센서스가 25%가량 하향됐다.전자제품 및 디스플레이 장비, 철강 업체들의 이익 추정치도 쪼그라들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상향 종목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