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불확실성 시대를 위한 대비법

홍종성 한국딜로이트그룹 총괄대표
연말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한국 대표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 환경뿐 아니라 급격한 인구 감소, 기후재난 증가 등 사회적 거시환경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의 파도를 넘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온 인적, 기술적, 사업적 자산은 미래에도 작동할 것인가?회계적 관점에서 자산이란 미래 경제적 효익을 줄 수 있는 것들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과거 혹은 현재의 기업 핵심 자산이 미래에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자산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구조조정이나 매각 등을 통해 회사가 갚아나가야 할 부채로 변경될 수 있다.

필자는 예측이 어려운 시대의 생존 방안으로 한국 기업들이 미래에 작동할 자산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고 이를 위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필자가 소속된 회사의 경우 회계감사 등 핵심 비즈니스와 연관돼 축적된 지식과 경험에 정보기술(IT)을 결합시켜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자동화를 통해 솔루션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별로 현재 자산이 아니라 미래 자산이 무엇일지를 고민해 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미래 자산을 만들기 위한 투자와 함께 과거 어느 때보다 외부 기업체 및 파트너사들과 유기적인 협업관계(얼라이언스)를 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에코시스템이라고 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는 것 이상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마련해나가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라는 인상적인 문구를 미디어에서 본 기억이 있다. 한국 기업들도 국내 이종 혹은 동종 기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해외 테크 기업이나 ICT 기업과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해나가야만 미래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력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핵심 비즈니스와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자산 만들기와 디지털 얼라이언스 강화를 지속하며 비핵심 영역의 외주화를 늘려 나가는 추세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떤 환경에서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탄력성을 강화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에 작동 가능한 자산을 늘려가야 할 시점이 이제는 정말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