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라, 두경부암 구강점막염 치료제 FDA 허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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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b상 및 3상 결과 제출엔지켐생명과학 두경부암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경쟁 상대로 지목되던 ‘아바소파셈’이 미국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미국 갈레라테라퓨틱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바소파셈을 두경부암 환자의 중증구강점막염(SOM)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두경부암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FDA의 신약허가신청(NDA) 단계에 올라선 건 아바소파셈이 유일하다. 갈레라는 이번 NDA와 함께 아바소파셈 글로벌 임상 2b상 및 3상 시험의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출했다. 각각 223명, 455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갈레라는 지난해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한 차례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약 2개월 뒤, 갈레라는 3상 실패가 임상수탁기관(CRO)의 잘못 때문이었다고 했다. CRO가 통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오류의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p값은 임상에서 집단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판단하는 지표다. 통상 p값이 0.05 이하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다고 본다. 오류를 수정하자 1차 및 2차 평가지표의 p값이 모두 0.05 이하로 개선됐다고 했다. 아바소파셈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구강점막염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는 것이다. 구강점막염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구강에 궤양이나 출혈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 후 약 75%의 환자가 구강점막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이 심각한 SOM 환자의 경우 고체 음식은 물론 액체 섭취도 불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 매년 약 4만2000명이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상용화된 관련 치료제는 없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워치는 세계 구강점막염 시장 규모가 2020년 15억달러에서 연평균 4% 성장해 2026년 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인 ‘EC-18’을 중증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엔지켐은 지난해 EC-18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1차 평가지표인 중증 구강점막염 지속기간은 위약군 13.5일 대비 투약군 0일(중앙값)로 100% 감소했다. 2차 평가지표인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률은 투약군이 45.5%로 위약군 70%에 비해 개선됐다.엔지켐생명과학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혁신치료제지정(BTD)을 신청했으나 반려됐다. FDA는 "환자군의 규모가 작아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결정적으로 내리기는 미흡하다"고 했다.
구강점막염 치료 분야에서 EC-18보다 개발 단계가 빠른 곳은 갈레라와 미국의 또다른 신약 개발사인 솔리제닉스다. 솔리제닉스는 3상에서 약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임상 2상 결과를 활용해 3상 설계에 들어갔다. FDA와의 2상 완료회의(End-of-Phase 2 Meeting)도 준비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