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러시아 중립국으로도 파리올림픽 출전 안 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이 어떠한 중립 형태로도 참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모든 국기는 피로 얼룩졌다"고 표현하며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 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 종목별 국제연맹에 권고했다.

그러나 내년 1월부터 열리는 파리올림픽 종목별 예선전을 앞두고선 명확한 지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 배제 방침은 유효하다면서도 이들의 올림픽 출전 여부에는 뚜렷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IOC가 내세운 대안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 국기 대신 중립국 또는 중립 단체 깃발을 들고 출전하는 방안이다.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을 엄격하게 중립국 선수로 다뤄야 한다는 전제를 걸고 IOC의 대안을 환영했다.
러시아는 도핑 조작에 따른 국제 사회의 제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올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사용하지 못하고 각각 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벨라루스와 함께 국가명과 국기, 국적 표식을 절대 할 수 없는 중립국 자격으로 베이징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이런 일이 재연될 움직임이 일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못을 박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오직 하나만 말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모든 국기는 피로 얼룩졌기에 러시아 선수들에게 흰색 또는 어떠한 중립 국기도 불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운동선수 184명이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완전한 격리'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다면 세계가 러시아가 자행한 테러를 용인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