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섬뜩한 경고 "거품 낀 韓부동산, 장기간 하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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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하방 위험"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코로나19 기간 크게 오른 집값에 상당 부분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진단이다.
집값 상당부분 과대평가
가계부채 많고 금리 올라 '충격'
IMF는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택시장 안정성과 경제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리보 IMF 부총재는 “아시아 지역 많은 국가들의 집값이 잘못 조정된 상황”이라며 “상당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한국은 지난해 4분기 주택 가격이 코로나19 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18%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IMF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에는 주택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IMF는 이 같은 상승폭이 상당 부분 과대평가에 기반한 것이라고 봤다. IMF가 이 기간의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을 분석한 결과 가격 불일치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불일치는 과거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에 비해 추세를 벗어난 정도를 측정한 값이다.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IMF는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주택 가격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를 기준으로 1년 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코로나19 초기보다 10%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예측에 올해 이후 각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효과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IMF는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주택 가격이 2%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은 올 들어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연 3.25%까지 올렸다. IMF는 또 가계부채가 많을수록 금리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을 언급했다. IMF는 “가격 불일치가 큰 상황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결합하면 과거의 주택 가격 붕괴 사태와 비슷하게 상당 기간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가계부채가 많은 국가는 주택 가격 조정이 실물 경제와 금융 부문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