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어음 돌려 125억 배임…임대아파트 시행사 대표 구속기소

투자자에 허위 약속어음 발행·시행사에 재산상 손해
경찰 불송치 결정에 고소인 이의신청, 검찰 전면 재수사
허위 어음을 발행하는 등 시행사에 125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임대아파트 시행사 대표가 구속됐다.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15일 계룡시 한 임대아파트 시행사 대표였던 캐나다 국적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임원과 투자자 등 공범 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9월 투자자 B씨에 대해 시행사 명의로 45억원 상당의 허위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A씨를 비롯한 임원 등 3명은 시행사 소유의 82억원 상당 미분양 아파트 44채를 B씨에게 대물 변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 409명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잔금 채권 등 43억원 상당의 시행사 자산에 대한 강제 집행으로 회사에 총 125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A씨와 임원들은 시행사 소유 아파트 부지에 대해 강제 경매개시결정을 받기도 했으나, 보증금을 미납해 매각 허가가 나지 않아 사기 미수에 그쳤다.

이들과 A씨 가족에게 돌아갈 약 48억원 상당의 퇴직 및 해직 위로금 명목으로 시행사 명의 허위 약속어음을 발행해 또 한 번 배임 행위를 시도했으나, 채권자들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지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고소인인 시공사의 이의신청으로 전면 재수사한 검찰은 시행사 임직원 이메일과 A씨 명의 해외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이들이 시행사 채권단을 조직,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시행사 자산을 빼돌리고 A씨가 범행 은폐를 위해 증거 자료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사실 등을 통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배임 범행으로 피고인들은 임대아파트 입주 절차가 지연돼 경제적 약자인 입주예정자들의 열악한 임시 거주 생활, 세대 구성원 간 강제 별거 등 수많은 서민의 다중 피해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