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소아진료 붕괴 위기…수가 인상, 전담부처 신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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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진료 대란 머지 않아"소아청소년 환자의 응급 진료를 중단한 가천대 길병원 사태로 의료 공백 우려가 깊어진 가운데 의료계가 정부에 긴급 대책을 요구했다.
수가 인상, 특별법·전담부처 신설 요구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1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에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회견'을 열고 입원·진료 수가를 2배 인상과 특별법 제정, 정부 전담부서 신설 등을 촉구했다.이들 단체는 "소아청소년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중증·응급진료가 빠르게 축소돼 어린 환자의 안전과 사회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며 "소아청소년 진료에 따른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고, 의료진 감소를 막으려면 수가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정부 지정 전공의 수련기관)의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2020년 74%, 2021년 38%, 2022년 27.5%, 2023년 15.9%로 급락했다. 24시간 소아청소년 응급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은 전체의 36%에 불과하고, 입원전담 전문의가 1인 이상 운영되는 곳은 27% 수준이다.
의료계는 이 상황을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병원이 최악의 인력 위기를 맞으면서 진료 대란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이들 단체는 수가 인상 외에 △전공의 임금 지원과 PA(진료보조인력) 비용 지원 △고난도, 중증, 응급질환 전문의 중심 진료체계 전환 △소아청소년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신설 및 인건비 50% 긴급지원 △아동 진료 안전망 유지를 위한 양육의료특별법 제정 △총리 직속 소아청소년 총괄 부서 운영 등 대책 마련을 제안했다.
김지홍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이사장은 "소아청소년의 국가적 건강안전망이 붕괴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속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현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회는 이런 정책들을 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