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5兆 신사업 쇼핑…'뉴 한화'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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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한화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친환경에너지와 항공우주·방위 사업을 강화하면서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외 기업의 인수 또는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사진)이 ㈜한화의 전략부문 사장으로 취임한 2020년부터 이런 행보가 두드러진다. 그는 그룹에서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전략부문 대표를 모두 맡고 있다.
전략 사업인 친환경·우주·방산
지난 2년여간 16개 회사 투자
기술 보유기업 지분 적극 사들여
김동관 부회장 주도, 착착 진행
신재생에너지는 한화솔루션이 주축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미국의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인 젤리에 지분투자를 시작한 2020년 7월부터 이날 본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한화그룹은 2년여간 16개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했다. 이 기간 드러난 금액만 4조6586억원으로, 비공개인 해외 스타트업 투자까지 고려하면 5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친환경에너지 관련 투자는 한화솔루션이 주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젤리를 비롯해 REC실리콘(미국 폴리실리콘 및 반도체 소재 기업), RES프랑스(프랑스 재생에너지 기업) 등에 자금을 넣었다.
이를 통해 지난 14일 스페인 전력회사에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ESS 프로젝트를 4000억원 가까운 금액에 매각하는 성과를 냈다. 그룹 관계자는 “젤리 등을 통해 상업용 ESS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룹 지주회사인 ㈜한화는 REC실리콘 지분 12%를 한화솔루션과 함께 투자한 데 이어 고려아연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술 확보 및 공급망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그룹이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해 암모니아 및 수소 분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여기에 특화된 고려아연과 전략적 제휴에 나선 것이다.
이날 본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도 기존 지상에서 항공, 해양을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 을 구축하고 신재생에너지 수송, 방위산업 분야 시너지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가 항공우주·방산 관할
항공우주와 방산 사업 관련 투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필요한 2조원의 절반을 부담했으며,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를 제조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오버에어에도 836억원을 지난 6월 투자했다.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뛰어든 한화시스템과 함께 내년 UAM 시제기 제작을 앞두고 있다.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유일 위성시스템 제조사인 세트렉아이의 지분 30%를 1090억원에 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지분 46%)인 한화시스템은 영국 위성 통신 안테나 기술을 보유한 페이저솔루션을 2020년 사들인 데 이어 미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회사인 카이메타(지분 10.6%·463억원), 영국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 원웹(지분 8.8%·3450억원) 등에 투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룹의 항공우주산업을 확장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다.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의 청사진을 따라 주도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책임 있게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와 창간기념사 등을 통해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등과 같은 미래산업을 한화가 선도해 이 분야에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한다”며 “미래의 전략사업 분야에서 ‘대체 불가한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