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CNN·뉴욕타임스 등 유력 기자 계정 '무더기' 정지 왜?

일론 머스크가 사들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가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등에서 활동하는 유력 기자들의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시켰다.

15일(현지시간) 트위터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자동 메시지로 정지된 계정에 "약관 위반"이라고 표시했을 뿐 구체적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NYT의 라이언 맥, WP의 드루 하월, CNN의 도니 오설리번, 매셔블의 맷 바인더, 디인터셉트의 마이커 리, 유력 프리랜서 언론인인 애런 루파, 정치평론가 키스 올버먼 등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앞서 지난 14일 트위터는 공개 정보를 활용해 정부 기관, 억만장자, 유명인 등의 전용기 위치를 표시해 주는 트위터 계정 25개 이상을 정지시킨 바 있다.

이 계정 중 상당수는 '잭 스위니'라는 20세 대학생이 운영하고 있었으며, 그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의 전용기가 어디 있는지 표시해 주는 계정이었다.머스크는 지난달 "나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므로 이런 계정도 차단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지만, 이번에 이를 뒤집은 셈이다.

15일 계정이 정지된 기자 중 일부는 스위니가 운영하는 전용기 위치 표시 계정에 관한 기사를 썼거나 관련 트윗을 했고, 일부는 머스크나 그의 트위터 경영 방침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써 왔다고 NYT는 전했다.

머스크는 이날 트윗으로 "그들(계정이 정지된 사용자들)은 나의 정확한 실시간 위치를 게시했다"면서 "이는 '암살 좌표'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로 트위터 약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규칙이 '기자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NYT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오늘 밤 트위터가 NYT의 라이언 맥을 포함한 여러 유력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킨 것은 동기가 의심스러운 행동"이라면서 계정 정지 해제와 트위터의 해명을 요구했다.

CNN 공보 담당자는 트위터의 계정 정지에 대해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트위터가 점점 불안해지고 변덕스러워지고 있는 점은 사용자 모두에게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10월 말 440억달러(58조원)를 인수대금으로 지불하고 트위터 사주가 됐다.그는 트위터 인수 의향을 밝힌 지난 4월 "나를 가장 맹렬하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트위터에 계속 머무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