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포스코 2열연공장, 100일 만에 재가동

철강 年 500만t 생산 핵심 라인
당초 정상화 6개월 예상했지만
그룹 역량 총동원, 신속 복구
포스코 "연내 철강공급 정상화"제철소 정상화 마무리 단계
포스코가 태풍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공장 중 핵심인 2열연공장을 지난 15일부터 재가동했다고 18일 발표했다. 2열연 공장 복구는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지 100일 만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제품 생산량 1480만t 중 33%가량인 500만t을 생산하고 있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을 통해 생산되는 슬래브(반제품)의 33%를 받아 처리하고 있으며, 이 중 74%를 후공정에 공급하는 핵심 압연 라인이다.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압연 설비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열연제품은 냉연·스테인리스·도금·전기강판 등 후판과 선재를 제외한 후공정에서 소재로 사용된다. 기계·건축 구조용, 자동차 구조용, 일반·API 강관용, 냉간 압연용 등 산업 전반의 소재가 되는 최종 제품이다.포스코는 태풍 피해를 본 뒤 임시방편으로 2열연공장을 꼭 거쳐야 하는 자동차용 고탄소강,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을 1열연공장이나 광양제철소에서 전환 생산해 왔다. 15일부터 2열연공장을 재가동하면서 공급 체계에 숨통이 트였다.

침수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정상화에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지하 시설물에 물과 진흙이 가득 들어차 이를 빼내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진흙을 제거하고 설비 피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애초 내년 1분기에나 제철소가 정상화할 것으로 봤던 것도 2열연공장 복구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역량을 총동원하는 동시에 글로벌 철강업계의 설비 지원 등을 통해 예상보다 신속히 복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인 사쟌 진달 인도 JSW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면서 복구가 크게 앞당겨졌다.

포스코는 2열연공장 재가동으로 포항제철소 정상화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이 총망라된 포항제철소의 대표적인 스마트 공장이다. 포스코가 2019년 국내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것도 2열연공장에 구축된 스마트 시스템 덕분이었다.2열연공장이 재가동되면서 포항제철소 18개 압연공장 중 13개 공장(1·2열연, 2·3후판, 강편, 1·2·3·4선재, 1·2냉연, 2·3전기강판)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포스코는 재가동 공장의 조업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달 말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과 1전기강판공장을 가동해 모든 제품의 공급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내년 1월 안에 도금공장·스테인리스 1냉연공장도 재가동해 포항제철소 전면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안전·조업·시공 합동 특별 안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현장과 밀착해 동절기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