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기차 무선충전' 英 간다

와이파워원, 英 충전사업 수주
국내선 규제 묶여 사업화 더뎌
'규제샌드박스' 통해 수출까지
와이파워원이 대전에서 전기버스 무선 충전을 시험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한국 기업의 ‘전기자동차 무선충전설비’ 사업이 내년 영국에 본격 진출한다. 규제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던 국내 전기차 무선충전 분야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스타트업 와이파워원은 내년 초 영국 밀턴킨스에서 진행되는 ‘전기차 공유 사업’의 무선충전설비 설계를 최근 수주했다. 전기차가 특정 주차 공간에 들어서면 배터리가 자동 충전되도록 하는 시스템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다. 초기 설계 단계여서 수주금액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와이파워원은 대용량 전기에너지를 무선으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자가 공진 형상화 기술’을 활용해 관련 사업을 기획했다. 무선충전기(송신부)를 매설한 도로에 무선충전장치(수신부)를 부착한 전기차가 진입 또는 정차하면 배터리가 충전되는 구조여서 ‘미라클 로드’로 불린다. 충전 플러그를 꽂거나 빼지 않아도 된다. 영국에선 무선충전설비의 운영 효율성과 편의성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동호 와이파워원 대표는 “설계를 마친 뒤 무선충전설비 설치 및 운행까지 추가 계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파법상 85㎑ 주파수 대역은 전기차 무선충전용으로 분류되지 않아 실증이 불가능한 점 등 7개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숨통이 트인 것은 2018년 와이파워원의 애로사항을 전해 듣고 대한상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다. 과기정통부는 실증을 위해 무선충전 용도로 주파수 대역을 배정하고, 2020년 9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유예(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 통과를 이끌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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