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200만명…아바타에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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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1위' 전작보다 높은 인기13년 만에 돌아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개봉 5일 만에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아바타1’(2009년)보다 하루 일찍 200만 명을 넘겼다. 1333만 명이 관람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3위까지 오른 전작처럼 아바타2 또한 영화사에 남을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IMAX 티켓은 암표까지 성행
첨단 기술로 압도적 영상 구현
"지금 추세면 곧 흥행 신기록"
지난 14일 개봉한 아바타2는 개봉 5일 차인 18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수 241만4000여 명을 기록했다. 개봉 이후 첫 번째 토요일인 17일 하루 동안에만 82만8000여 명이 극장을 다녀갔다. 영화를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는 아이맥스(IMAX),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 영화표 값은 한 장에 2만원대지만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특수관 티켓이 암표 시장에서 2~3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모습까지 나타났다.아바타2는 판도라 행성에서 나비족이 된 인간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가 네이리티(조 샐다나)와 가족을 이루며 시작된다. 설리 가족은 악당을 피해 열대 우림에서 바다로 이동하는데 그곳까지 쫓아온 인간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아바타2의 흥행 배경은 대대적인 기술 혁신으로 이뤄낸 압도적인 영상미가 꼽힌다. 캐머런 감독은 광활한 바다를 구현하기 위해 90만 갤런에 달하는 물탱크를 만들고 세계 처음으로 ‘수중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적용했다. 물속에서도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연기를 담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배우들은 연기에 앞서 두 달간 특별 잠수 훈련을 받고 수중 연기를 해야 했다. 캐머런 감독은 선박 프로펠러 2개로 ‘레이스 트랙’도 설치했다. 일렁이는 물결, 부서지는 파도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물살에서 배우들은 바다를 가로지르고 파도를 맞는 모습을 찍었다.
판도라 행성이라는 낯선 세계를 보여주면서,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을 주제로 내세운 점도 호평받고 있다. 캐머런 감독은 설리와 네이리티 부부의 자식 5명을 내세워 이 점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특히 형보다 철이 없어 보이는 로아크,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는 키리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청소년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설리 가족은 하나다” “아버지는 지킨다”와 같은 대사에 담긴 설리의 부성애도 큰 울림을 준다.영화계에서는 아바타2가 전작을 능가하는 대기록을 세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바타1은 13년째 세계 역대 흥행 기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총 28억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달성했다. 국내 누적 관객수는 1333만여 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8위(외화 기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관계자는 “입소문이 폭발적으로 나고 있고, 이미 영화를 본 사람이 두 번, 세 번 다시 보는 ‘n차 관람’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내년까지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