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령부 찾은 푸틴, 우크라戰 직접 챙기나

이전 거리두기와 상반된 행보
"러, 대공세 재개 시그널" 분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군사령부를 방문해 회의에 참석한 모습을 공개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전쟁과 거리를 두는 듯하던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직접 챙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 재개 가능성과 맞물려 푸틴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군사령부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회의를 주재했다. 이를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개회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단기와 중기 작전에 대한 지휘관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푸틴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푸틴 대통령은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의 퇴각을 공식 언급하지 않았고, 점령지나 최전선을 공개 방문하지도 않았다. 지난달에는 시베리아의 칠면조 사육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NYT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졸전과 자신을 결부시키지 않으려 전황과 거리를 둬 왔으나 태도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유리 표도로프는 “군사령부 공개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 관심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신호”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공세를 재개할 수 있다는 보도에 비춰볼 때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독립 매체인 메두자의 드미트리 쿠즈네츠 군사분석가는 “러시아 대통령이 앞으로 있을 (군사적인) 결정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는 징후는 없다”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