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스페인에는 가우디 가로등, 우리나라엔 '이것'이 있다

- 종로 거리를 환하게 밝힌 유리등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

스페인 바르셀로나 전역이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데에는 가우디의 예술을 향한 강한 집념이 있었습니다.

당시 바르셀로나 가로등 공모에서 1위를 한 가우디는 전기등 대신 가스등을 고집하며 전통미를 살렸습니다.

'등'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명소가 있으니 대만의 '지우펀'.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를 연상케 하는 이 '빛의 도시'는 아홉 가구밖에 없던 작은 산골 마을이었는데 1920~30년대 금광산업으로 아시아 최대 광석 도시로 성장했고, 대만 정부가 1990년대에 이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 세계적 명소가 됐습니다.

이와 같은 빛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바로 서울 종로 거리입니다.

지난 12일, 경복궁 신무문 앞에서 점등식이 있었는데요.

종로 거리를 밝힌 이 등은 1848년 조선 시대 왕실 잔치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한 사각유리등입니다.

옻칠한 나무의 사방에 유리를 끼우고, 틀에 철사나 줄을 연결해 궁궐 처마에 매달아 사용했습니다.

꽃 그림으로 장식돼 있고, 틀 상단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박쥐도 새겨져 있습니다.

바닥 틀의 가운데엔 받침을 두어 등잔이나 초를 꽂았죠.

사각유리등은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조선 왕실의 밤잔치에 쓰이던 사각유리등은 이제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을 비롯해 종로구 일대에 350여 개가 설치됐습니다.

궁궐에 쓰던 유물을 바탕으로 만든 가로등은 사각유리등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인데요.

조선 왕실 사각유리등이 종로 거리를 환하게 밝히며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오늘 작은 문화의 발걸음이 커다란 문화의 빛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 - 국립고궁박물관 김인규 관장

- 사진 제공 스페인관광청, 모두투어

이세영 기자 유세진 작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