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얼마나 받았길래…테슬라 세미트럭 가격 공개 '쉬쉬' [테슬람 X랩]

'첫 주문' 펩시코 내년까지 세미 100대 받기로
테슬라 가격 미공개, 펩시코도 "밝힐수 없어"
보조금 주정부서 200억+대당 5200만원 받아
전문가 "경쟁사 트럭 3억원보다 훨씬 비쌀 것"
테슬라 세미 트럭
테슬라가 내년까지 식음료 업체 펩시코가 2017년 첫 주문한 세미 트럭 100대를 모두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마이크 오코널 펩시코 부사장과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가 36대의 세미 트럭을 납품했고 나머지 64대는 2023년 인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펩시코의 세미 트럭은 모두 주행거리 500마일(800㎞) 버전이다.

펩시코는 지난 1일 기가 네바다에서 넘겨받은 세미 트럭 36대를 이미 현장에 배치했다. 21대는 캘리포니아 주도(主都) 새크라멘토, 15대는 머데스토에서 각각 운행된다. 트럭 몇 대는 월마트, 크로거, 앨버트슨 등 대형마트 배송에 투입했다. 오코널은 “세미 트럭을 배치한 두 도시에 4개의 750kW 테슬라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공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펩시코는 테슬라가 미공개한 세미 트럭 가격을 밝히길 거부했다. 오코널은 캘리포니아주 보조금 1540만달러(약 200억원)와 전기트럭 1대당 4만달러(약 5200만원)의 연방정부 보조금이 비용의 일부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전기트럭 구입 및 충전소 건설 비용을 포함한 보조금으로 보인다. 그는 펩시코가 세미 트럭을 7년간 운행할 것이며 이 기간에 비용이 회수될 것으로 봤다.
지난 1일 미국 네바다주 테슬라 배터리 공장인 기가 네바다에서 전기 트럭 '세미'의 첫 인도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17년 첫 모델 공개 후 5년 만이다. /사진=테슬라 트위터
테슬라는 2017년 세미 트럭 첫 공개 당시 주행거리 500㎞ 모델 15만달러(약 1억9500만원), 800㎞ 모델 18만달러(약 2억3400만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컨설팅 기업 플란테 모란( Plante Moran)에 따르면 경쟁사 전기트럭은 23만~24만달러(약 2억9900만~3억1200만원)에 팔린다. 이 회사 수석 연구원 마크 바롯은 “800㎞ 버전 세미 트럭 배터리 용량은 1000kWh로 경쟁사보다 2배 정도 크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벤처 캐피탈인 루프 벤처스(Loup Ventures)도 “세미의 가격은 경쟁 차종보다 30% 높은 18만달러와 21만달러(약 2억7300만원)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블룸버그통신은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고 나서야 테슬라가 트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상업용 전기차는 최대 4만달러(약 5200만원) 세제 혜택을 받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IRA의 최대 수혜주가 세미 트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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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